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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처음으로 5편(대전 성심당)

안나의 한국 방문기

by 안나

이번에 처음으로 대전 성심당 가봤어요. 캠핑장에서 아침에 라면을 끓여주겠다고 버너와 코펠은 챙겼지만 정작 가스는 쏙 빼놓은 허술한 준비한 남표니가 명예회복하려는지 집에 가는 길에 대전 성심당을 들리자고 합니다. 적극 찬성했어요. 여수에서 출발해 성심당 도착하면 저녁 6시가 넘을 텐데 그럼 빵 다 팔리고 없는 것 아니냐는 제 걱정에 계속 만들어 판다고 하네요. 딸기, 망고시루는 아예 꿈도 안 꾸고 가기로 했어요.( 딸기, 망고시루 사는 분들 존경합니다.) 본점은 사람들도 더 많을 것 같아 어느 매장을 가면 줄 좀 덜 설까 잔머리 굴려 대전 DCC매장으로 가기로 했어요.. 주차도 편하다고 하네요. 네비 시키는 대로 열심히 가다 보니 튀소 정거장이라는 간판을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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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줄 알았더니 네비는 계속 가라고 하네요. DCC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고 나오니 튀소, 부추빵은 건너에 별도 매장 있고 본매장은 따로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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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매장 유리창 너머로 보니 계속 빵 만들고 있어 빵 없을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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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매장 줄 기다리는 동안, 비교적 줄 짧은 튀소 정거장으로 갔어요. 여긴 세트로 사니 구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 줄이 금방금방 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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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서 있는데 어떤 분이 이러면 대전시 이름을 성심당시로 바꿔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하네요. 성심당이 아니면 대전을 오지 않았을 사람들이 대부분일 듯해요. 2022년 10월 17일, 성심당이 딱 하루 쉬었는데 그날 KTX 열차는 대전 정차 안 해도 된다는 우스개 농담도 인터넷상에서 많이 했대요. 동네빵집이 대기업 파빠보다 더 높은 매출을 올린 이유가 뭘까요? 튀소정거장 매장에 들어가니 튀소를 만든 임영진 대표님 이야기가 매장에 걸려 있어요. 이제 건강과 웰빙을 찾는 먹고살 만한 이 시대에 굳이 튀긴 소보로 빵을 줄 서서 사는 것은 빵 안에 있는 임영진 대표님의 노력과 정성 때문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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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소세트 사고 본 매장에 들어갔어요. 사람들 많아 제대로 고르기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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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이라는 숫자와 선거 기표 기호를 넣은 빵이 눈에 띄네요. 성심당에 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투표참여라는 소중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마음을 빵 장식으로 표현한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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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란바게트는 품절이라 구경도 못하고 자기 취향대로 한 쟁반씩 사들고 나왔어요. 성심당이 파빠 매출 누른 이유 중 하나가 객단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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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시간 들여 대전에 와 힘들게 줄 섰는데 튀소 하나 달랑 사서 갈 수는 없잖아요. 저희만 해도 한 사람당 한 쟁반씩 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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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빵집 가면 보통 한 봉지 정도 딱 필요한 빵만 사지만 여기선 얼려 놓고 먹을 생각으로 많이 샀어요. 대전에 다시 오기는 힘들 테니까요. 처음으로 성심당 빵을 먹어보니 들어있을 것은 다 들어있다는 거예요. 샌드위치를 썰어보니 그 안에 햄이 충실하게 들어있더라고요. 판타롱 부추빵에는 부추맛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부추가 들어있어요. 오픈런하는 빵집이 있다는 게 좋네요. 밀가루 2포대로 시작해 매장 6개로 매장 수 3,000개가 넘는 파빠 매출을 누른 다윗같이 똘똘한 성심당이네요. 우리나라에도 100년 넘는 빵집이 탄생하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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