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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에 떠난 난징 독립유적지 탐방 2편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by 안나

남경에 다섯 번을 갔는데 다 한 여름에 갔어요. 더운 여름 푹푹 찔 때만 콕콕 찍어 난징에 가는 신기한 재주를 가진 안나예요. 중국에 남아있는 우리나라 독립유적지를 찾아내는 재주를 가진 동구 쌤,태권도 8단이라는 대단한 재주를 가진 용민 쌤, 우리나라 항공航空독립운동이라는 드문 분야를 전공한 독립기념관 연구원 김용진 박사쌤이 한국에서 오시고, 지금까지 제가 태어나서 들은 한국인이 하는 중국어 중 가장 뛰어난 발음과 표현력을 가진 난징에 사시는 서쌤, 최쌤이 이렇게 6명이 모여 얼렁뚱땅 <광복절 난징에 있는 독립유적지 찾아가는 원정대>를 급결성했습니다. 독수리 5형제 아니고 6형제예요.태권도 8단과 같이 다니니 든든하고 세상 무서운 게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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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 일정 중 저는 토, 일 16,17일 일정에 조인하기로 하고 토요일에 상하이에서 난징으로 갔어요. 아침 5시에 일어나니 12306(중국철도앱)에서 알림 와 있더라고요. 보지도 않았어요. 매번 3시간 전부터 기차 탈 시간 되었다는 푸시 알림이 오거든요. 디디 타고 홍차오 기차역 가다 문득 12306 앱을 보니 제 기차표가 하얗게 표시되었어요. 전 아직 역에 도착 안 했는데 기차 출발시간이 지났네요. 6시 25분 기차를 6시 55분으로 착각한 거예요. 중국 여행에서 처음으로 기차를 놓치는 흑역사를 썼네요. 부랴부랴 기차표 변경을 하니 6시 46분 기차가 있네요. 2등석 매진이라 졸지에 1등석 탑니다. 난징같이 2시간 이내 거리는 굳이 1등석 안 타거든요 출발부터 요란하네요.


난징난역에서 일행분들과 만나 처음으로 간 곳은 천녕사天宁寺예요. 의열단장 김원봉이 설립한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라는 긴 이름을 가진 이곳은 1932년부터 1935년까지 독립운동가분들이 훈련을 받은 곳이라고 하네요. 3기까지 세 번의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이육사 시인이 여기 1기 졸업생이라니 놀랍죠.


여긴 난징 시내에서 20km 정도 떨어져 있어요. 저희는 차량을 대절했습니다. 지금이야 차 타고 편하게 가지만 당시는 첩첩산골에 길도 안 좋았을 거예요. 더구다나 지금 티앤링쓰(천녕사)는 지금 산림보호구역 안에 있어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고 있어요. 산림감시원이 철문을 열어줘야 합니다. 다행히 서쌤, 최쌤의 능숙한 중국어에 산림감시원이 순순히 들어가라고 철문을 열어주는 운도 따랐습니다. 감사한 맘에 마침 한국 초콜릿이 있어 드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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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거진 숲을 헤치며 산을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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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가빠질 무렵, 보이는 절, 천녕사 .. 당시에는 여러 건물이 있을 거라고 추정되지만 현재는 건물 두 채만 남아 있어요. 폐허에 가까운 사찰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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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도교사찰로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군사학교를 졸업한 독립운동가들은 중국 각 지역으로 흩어져 다양한 형식으로 서로 다른 모습으로 독립운동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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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독립운동이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할 수 없고 오히려 해외에서 활발한 독립운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서러움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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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더 탐방하면 당시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남의 나라에 있는 내 나라 독립운동 유적을 찾는 게 쉬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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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아쉬움을 남겨놓고 안타까운 맘으로 돌아오는 길.. 8월 초록 녹음은 왜 이리 예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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