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해 Jul 29. 2024

8. 감 놔라 배 놔라, 말은 쉽지

최강 오지라퍼인 저는 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면 참기가 어렵습니다.

마트에서 어떤 물건을 찾아 헤매는 사람을 보면 묻지도 않았는데 "그거 저 쪽에 가면 있어요." 알려주고, 겨울에 코트 허리끈이 풀린 줄 모르고 길바닥에 질질 끌고 가는 사람을 보면 붙잡아 세워 알려줘야 직성이 풀리고.


하지이번엔 말을 아꼈습니다.

신랑한테야 사춘기 딸들이라도 우리가 당분간 좀 데리고 있으면 좋을 텐데 어쩌고 주제넘게 지껄였지만 당사자한텐 낄끼빠빠 했습니다.

저한테 누가 의견을 물은 적 없고, 쉬쉬하면서도 이미 다양한 생각들이 넘쳐흘렀거든요.


애들을 본가 조부모님 댁으로 전학시키는 게 낫지 않겠나,

할머니가 한동안 가서 집안일을 좀 봐주셔야지,

일주일에 하루이틀 가사도우미라도 써야...

아주버님 새 장가 얘기가 안 들린 게 다행일 경이랄까요.


아직 아이들은 어리고 갑작스런 사고에 어른인 아주버님조차 휘청이는 듯하니 좋은 뜻으로 한 말이긴 하죠.

하지만 어차피 까지 책임지지도 못할 거면서 내뱉어봤자..

정답이 없는 얘기인데 질문은 없고 주장만 많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7. 사람이 죽은 마당에도 그놈의 돈, 돈, 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