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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지파파 Jun 27. 2023

비와 참새



비 맞는 참새를 만났다.

빗물에 깃이 다 젖어서 낡은 수세미 같다.

그래도 이리저리

조금씩 날았다 내려앉았다 한다.

날갯짓에 힘이 없는 게

아직 덜 자란 새끼 같다.


길가에 꽃이랑 풀들도

거센 빗줄기에 고개를 푹 숙이고

아래로 아래로 더 처져 내려간다.

젖은 참새는 그 풀숲을 들락날락 거리면서

뭔가를 찾는 건지 숨바꼭질을 하는 건지

빗물은 아랑곳 않고 분주히 움직인다.


가던 길 가면 될 것을

왜 자꾸만 저 참새가 눈에 밟히는지 모르겠다.

‘알아서 잘 살고 있는 걸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 왜?라고

말하는 것 같다.


열 발짝도 안 되는 내 발 밑에서

장대비가 쏟아지는데

참새는 참 씩씩하기도 하지


씩씩한 게 귀엽다는 걸

오늘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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