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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지파파 Jul 01. 2023

해묵은 쌀

흔한 일상의 참살이



이사할 때 발견한 여러 해 묵은쌀이 있다.

두어 되 정도 될까.

버리기도 아깝고 먹기도 그런 쌀이었다.


한참을 고민하고 있는데 베란다 밖에서

참새 소리가 들려왔다.


늘 먹이를 찾는 녀석들.


됐다 싶어 창문을 열고

쌀 한 줌을 뿌렸다.


화단 목련 나무에 앉아 재잘대던 참새들이

경계를 하며 이리저리 눈치만 보더니

한 마리씩 내려와 앉았다.


짹짹, 지지배배, 쯔르릇 쯔르릇

다양한 대화가 오갔다.


“안 먹을 거면 진작에 내놓지”

”내 말이 “

”쌀벌레도 있네, 오~ 단배질”

“고양이 오는지 잘 봐”

“내일도 주려나?”


본의 아니게 식사하는

참새들의 얘기를 엿듣게 되었다.


‘내일도 와’ 하고

큰 소리로 말할까 하다

참새들이 놀라 달아날까 봐

그냥 엿듣기만 했다.


참새는

부지런하고

귀엽고

씩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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