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할 때 발견한 여러 해 묵은쌀이 있다.
두어 되 정도 될까.
버리기도 아깝고 먹기도 그런 쌀이었다.
한참을 고민하고 있는데 베란다 밖에서
참새 소리가 들려왔다.
늘 먹이를 찾는 녀석들.
잘 됐다 싶어 창문을 열고
쌀 한 줌을 뿌렸다.
화단 목련 나무에 앉아 재잘대던 참새들이
경계를 하며 이리저리 눈치만 보더니
한 마리씩 내려와 앉았다.
짹짹, 지지배배, 쯔르릇 쯔르릇
다양한 대화가 오갔다.
“안 먹을 거면 진작에 내놓지”
”내 말이 “
”쌀벌레도 있네, 오~ 단배질”
“고양이 오는지 잘 봐”
“내일도 주려나?”
본의 아니게 식사하는
참새들의 얘기를 엿듣게 되었다.
‘내일도 와’ 하고
큰 소리로 말할까 하다
참새들이 놀라 달아날까 봐
그냥 엿듣기만 했다.
참새는
부지런하고
귀엽고
씩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