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밭에 갔다.
자기가 딴 무게만큼 돈을 내고 가져올 수 있다.
비닐하우스가 아닌 노지에서 키우는 딸기다.
이렇게 향이 진하면서
새콤 달콤한 딸기를 먹어 본 게 언제였던가.
참으로 놀라운 맛이었다.
어릴 적엔 노지에서 재배하는 딸기가
대부분이어서 그게 당연한 것이었는데
언제부턴가 딸기가 겨울에 나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노지 딸기를 모르기 때문에
딸기 철이 겨울인 줄 알고 있다.
이 맛이 아닌데.
난 딸기를 먹을 때마다 불만이었다.
이렇게 향기 그윽한 딸기를 독일에서 맛볼 줄이야
예전에 시골에서도 이맘때쯤에 딸기가 많이
나왔던 것 같다.
딸기를 실은 트럭이 동네를 돌면
어머니는 커다란 바구니에 딸기를 한가득
사 오곤 하셨다.
하루종일 먹어도 못 다 먹을 정도여서
나머지는 딸기잼을 만들었었다.
집안에 가득 퍼지는 딸기향은 행복 그 자체였다.
참 그리웠던 맛이었는데
빨간 딸기알 하나가
수십 년 전의 기억을 소환한다.
우리가 딴 게 7킬로 라는데
집에 와서 씻어 놓으니 꽤 많은 양이다.
딸기 씻은 물이 벌겋게 물들었다.
하루종일 딸기를 먹고 있다.
며칠은 먹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못 다 먹은 건 잼을 만들어
독일빵에 발라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