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xSgDR_7cWug?si=1aXqdhahi4Ug_RqO
커트를 하러 갔다가 헤어샵 의자에 앉아 거울 속의 나를 가만히 바라보는데 울컥했다. '이렇게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인데 그동안 나는 나를 너무 학대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의 삶은 망가진다. 자신이 소중하지 않으니 그만큼 학대한다. 폭식을 하고 하루 종일 누워만 있고 집도 안 치우고 그렇게 망가진 생활에 물들어가게 된다.
불인 줄 알면 놔야지
누군가 내게 말했다.
"불인줄 알고 앗 뜨거워 했으면 놔야지! 똥인 줄 알면 버려야지! 그냥 놔버려!"
나는 항상 벼랑 끝이었다. 돌아갈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불인줄 알고도 놓지 못했다. 더러운 감정들을 버리지 못했다. 그 지저분한 마음이 엉킨 채로 살았고 뭐라도 해서 빨리 돈을 벌고 성공을 해야겠다는 생각만 앞섰다. 마음의 안정을 둘 곳이 없으니 뭐라도 집착을 해야 했다. 다행히 그것들이 게임이나 유흥은 아니었지만 결코 건강한 정신상태는 아니었다.
과거에서 어느 정도는 힘든 사람들과 상황들과 분리되어 살다 보니 그제야 내가 보였다. '내가 왜 그렇게 살았나' 그제야 정말 내 삶이 보였다. 온갖 부정적인 감정에 버무려져서 보이지 않았던 삶이 그제야 보였다. 그 누구도 나의 시간과 인생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니 나조차도 나의 인생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 그래서 매 순간 오직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한 선택들을 했던 것 같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 살고 싶은 인생, 이루고 싶은 꿈들은 뒤로 미루어 두었다.
나는 소중한 사람
외부와 나를 분리해야 한다. 대부분 우울해지는 이유는 외부와의 어떠한 상호작용 때문이다. 환경이나 사람들이 자신을 그렇게 만든다. 혹은 어떠한 한순가의 불편한 사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어느 때에서도 잊어야 하지 말아야 할게 내가 나를 가장 아껴줘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정말 소중한 사람이다. 그 생각을 놓는 순간 모든게 끝이 난다. 내가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내 시간을 함부로 쓰게 되고 내가 원치 않는 결정에 끌려다니게 된다. 그럴수록 내 삶은 더 지옥으로 빠지게 된다. 끌려간 길에 탈출구는 찾기 어렵다. 마치 미로 속에 갇힌 것처럼 빠져나오기 힘들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하며 정신을 차렸을 때 그곳은 아무것도 없는 어두운 밤의 망망대해일지도 모른다.
자신을 놓게 되는 이유의 중심은 결핍에 있다. 모든 문제들은 가정에서 시작된다. 차라리 고아가 낫다라고 말할 정도로 없느니만 못한 부모를 가진 사람들도 있다. 부모의 대한 상처로 , 가족에 대한 상처로 평생을 낫지 않는 생채기를 가지고 사람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결핍이 있는 마음은 회복력이 떨어진다. 그리고 그 소용돌이에 빠지는 순간 끝이 없다. 설사 부모가 내 인생을 버렸다고 해서 나까지 내 인생을 버리는 과오를 저지르면 안 된다. 그들의 인생을 보면 된다. 나에게 상처를 준 가족과 부모들이 과연 괜찮은 인생을 잘 살고 있는지를 보면 된다. 아마 아닐 가능성이 높다. 내가 만약 그 소용돌이에 빠져 내 인생을 포기하고 산다면 결국 그들과 같은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이제야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못 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 가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이라는 노래의 가사다. 문득 이 가사가 생각날 때가 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 사이에서 힘들 때 종종 이 말을 생각한다. 아무리 세상이 나에게 보여주고 들려줘도 내가 보지 않고 듣지 않으면 그만이다. 내가 그 일들에 아무것도 보태지 않으면 그만이다.
어쩌면 헤어숍 거울에서 본건 내 얼굴이 아니라 진짜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일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앞으로의 인생은 빈칸으로 남아있다. 성공하는 인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후회 없는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세상도 사람도 중요하지 않다. 나의 빈 곳은 내 마음으로 채워가는 것이다. 세상에 비춰준 내 모습 말고 진짜 내 마음이 비춰준 모습을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