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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주지 않는 것들

by 감성기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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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책을 많이 읽었다. 그 방법이 도움이 많이 되었었기에 소개해보려 한다. 고등학생 때는 시간이 없으니 주로 짧은 글 위주로 된 책들을 읽었다. 때로는 긴 글보다 짧은 글들이 더 위로가 되고 와닿을 때가 있다. 그 당시 그러한 책들이 유행이었기도 해서 서점에 가면 전부 그런 책들이 많기도 했다. 스님들의 책도 많이 읽었고 심리학 책도 많이 읽었다. 역시 사람보다는 책이 더 위로가 되었다. 물론 그 책도 사람이 쓴 책이지만 다른 사람들도 모두들 비슷한 상처를 지니고 살아간다는 사실이 썩 위안이 된다.






상처 주지 않는 것들

애완견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질문에 종종 이렇게 대답한다.

"왜 그렇게 강아지를 이뻐하세요?"

"얘는 나를 배신하지 않잖아요"

정말 싫어하는 말이지만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이 말을 너무 싫어하지만 뉴스에 나오는 사건을 보면 나도 모르게 인정하게 될 때도 있다. 사람은 아무리 잘해줘도 반드시 상처를 줄 수 있다. 그 은혜를 끝까지 기억하는 사람도 드물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이 사람마음이기 때문에 그걸 뭐라고 하기에도 참 애매하다. 오죽하면 인간 혐오라는 말도 나왔다. 동종끼리 왜 그렇게들 상처를 주는지 모르겠다. 이만하면 이게 인간의 본능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간이 아닌 것들에 더 관심을 쏟는다. 화초를 키우는 사람도 있고, 강아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내가 말한 책도 그 대상에 포함된다. 이 모든 것들은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접점 후에 부작용이 없는 것들이다. 아주 많은 부작용을 낳는 인관관계와는 다르게 말이다. 그리고 나도 이 방법을 추천한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사람을 통해 해소하려는 것은 때로는 좋지 않은 방법이다. 차라리 사람과 멀어지는 것이 좋다. 조용히 자기만의 무언가에 집중하고 치유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좋을때가 있다. 그게 물론 꼭 책이 아니어도 좋지만 다른 것들과 다르게 책은 인사이트를 빠르고 크게 준다.



심리학과 친해지기

심리학과 친해지면 좋겠다. 나는 심리학 책을 정말 많이 읽었고 꽤 도움이 되었다. 심리학은 논리적인 학문이다. 감정을 논리적으로 이해하다 보면 그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는데 도움이 된다. 꼭 책이 아니어도 괜찮다. 요즘은 유튜브에 널린 게 심리학 강의다. 그것 또한 정말 많이 봤다. 정신과 선생님들의 영상들을 많이 봤다. 특히 김경일 교수님의 강의를 많이 봤고 좋아하는데 요즘에도 새롭게 업로드되는 것들을 꾸준히 보는 중이다. 심리학 전문 강의는 아니지만 법륜스님의 즉문즉설도 많이 들었다.


우울하면 터널시야에 갇히게 된다. 그럴 때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기란 쉽지 않다. 물론 저런 강의들과 책을 봐도 자신의 주관대로 이해해 버린다. 내 상황에 맞게 대입해서 해석한다. 그래서 마냥 객관적이 다고만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지식이 쌓이다 보면 나중에는 감정들도 사리 분별을 할 줄 알게 된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자신이 볼 수 있는 세계는 자신이 알고 있는 언어의 세계라고 한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정신과를 가고 심리상담을 받는 것은 단순히 약을 타기 위해서가 아니다. 타인의 눈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서다. 그리고 우리는 자신의 마음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인간의 행복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고 불행 역시 사람과의 관계에서 온다고 한다. 때로는 인간세상이 너무 싫어 절 속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절 속에 들어가지는 못하더라도 인간세상과 격리하는 나만의 방법이 책이었다. 책에 몰두하는 순간은 세상과 멀어졌다. 책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내 마음에도 없는 길이 그곳에는 있을 것 같았다. 책을 읽는다고 삶이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점점 타인과 세상을 그래도 조금이나마 객관적으로 보고 나의 감정에서 아주 작게나마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타인의 무례함에 상처를 받기보다 불쌍한 인생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고 그 사람을 미워하기 전에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나라는 것도 알게 된다. 감정의 파도에서 이만큼 건져내 주는 거면 그래도 의지해볼 만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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