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와 우리는 어순이 거의 같다. 일본어를 배운 적이 없는 사람도 어순이 같다는 정도는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양 언어는 같은 뿌리의 언어라는 것은 충분히 증명한다. 많은 사람이 일본어는 배우기가 쉽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더하여 단어나 문장을 끝내는 어미가 비슷하거나 같다면 어떨까. 낱개의 단어는 영향을 받거나 전파되어 간혹 비슷한 것이 있더라도, 어미(語尾)가 그러하다면 이것이야말로 두 언어가 같은 뿌리 말이라 것을, 완벽한 상태로 박혀있는 화석처럼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일본어를 무심히 읽거나 들으면 인지할 수 없을 것이나, 조금만 집중하여 듣고 따져보면 우리말의 원형 또는 흔적이 거의 모든 문장의 어미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아래에 기술한 26개 어미의 유형이 우리말과 거의 같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즉, 일본어의 거의 모든 어미가 우리말이 근원이라는 것이다. 필자가 조사하고 유추한 어미의 유사성은 다음과 같다.
1) ~입니다 : ~です(데쓰)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말 ‘~입니다’에 해당하는 일본어는 ‘です-데쓰’이다. 우리말 ‘~입니다’도 ‘~됩니다’와 의미가 비슷한 바, ‘~됩니다’가 일본어에는 ‘です’로 남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예) 이것은 책입(됩)니다 - これは本です(코레와 혼데쓰)
2) ~마씸(이다, 하다의 제주방언) : ます(마쓰)
일본어의 동사의 정중한 표현의 어미는 ‘ます-마쓰’이며 이는 ‘(입)니다’의 뜻이다. 이는 제주방언의 ’마씸‘과 같은 것으로 추측한다. 제주도 방언의 ‘마씸’은 표준말의 ‘~입니다/~합니다‘에 대응된다. 예를 들면 ‘소개 마씸’은 ‘소개합니다’라는 뜻이다. 제주도 방언 ‘마씸’은 일본어 형용사의 접미어 ‘ます-마쓰’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마씸’은 우리말 본토에는 그 흔적이 없으나, 일본어에서 가장 중요한 형용 어미인 ‘ます’가 제주방언과 같은 같다는 것은, 우리말이 일본어의 뿌리라는 매우 중요한 근거이다.
예) 팔아마씸(팔아요) - うります(우리마쓰, 팔아요)
※전라도 방언에서 사용되는 ‘마시’도 같지 않을까 한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에는 작가가 전라도 말을 그대로 옮긴 ‘위험하다마시’, ‘구멍이 뚫렸다마시’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처럼 ‘마시’가 말의 어미를 종결하고 있다. 즉, 전라도의 ‘마시’, 제주 방언의 ‘마심’, 일본어의 ‘ます-마쓰’는 같은 뿌리의 말이라 할만하다.
※한편 경상도에서는 ‘밥을 먹었다마는’, ‘했다마는’ 등으로 말끝에 ‘마는’을 붙이는 경향이 있다. 원래 ‘마는’은 앞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에 대한 의문이나 그와 어긋나는 상황 따위를 표현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보조사이다. 그러나 경상도에서의 위와 같이 사용하는 것은, 아무 뜻 없이 종결어미로써 ‘마는’을 붙이는 경향이 있다. 예로 ‘밥 먹었니?’라고 물으면 ‘먹었다마는’이라고 대답을 한다. 그다음에 더 먹고 싶다거나 등의 추가할 말이 더 있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의 뒷말이 필요치 않은 종결어미이다. 따라서 경상도의 ‘마는’도 전라도의 ‘마시’, 제주 방언의 ‘마심’, 일본어의 ‘ます-마쓰’와 같은 것이 아닐까 한다.
3) ~다 : ~だ(다)
우리말 대부분을 종결하는 어미는 ‘다’이다. ‘~이다’, ‘가다’, ‘보다’ 등 시제와 관계없이 문장의 종결은 ‘다’로 끝난다. 일본어에서도 ‘だ-다’가 문장 대부분을 종결한다.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예) 나는 책을 읽었다 - 私は本を読んだ(와타시와혼오욘다).
이것은 책이다 - これは本だ(코레와혼다)
4) ~네,~요 : ~ね(네), ~よ(요)
우리말 ‘~했네’, ‘보았네’, ‘했군요’ 등의 ‘ね-네’, ‘よ-요’가 일본어와 같고, 그 용법도 같다. 어미로 쓰이는 두 말은 사실 사용하는 경우가 미세하게 다르다, 먼저 ‘よ-요’는 주장, 명령, 부탁, 다짐, 의문 등의 상황에서 쓰인다. 즉 어떤 정보를 나만 가지고 있는 경우에 붙는 어미이다. 우리 말도 ‘요’도 그러하다. ‘~지요’의 뜻으로 사용하는 때에는 주장의 의미가 포함된다. 그 쓰임새가 똑같으며, 우리말에서는 스스럼이 없는 사이일 때 ‘야’로 사용하는데, ‘よ’와 등치가 된다.
예) 맛있을 거요(야) - おいしいよ(오이시이요) : 주장
내일 할 거요(야) - あしたやるよ(아시타야류요) : 다짐
뭐요(야) 이거 - なによ、これ(나니요, 코레) : 의문
그렇지요 - そうですよ(소데쓰요) : 의문
일본어 ‘~네’는 상대와 같은 정보의 동의, 확인, 공감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데, ‘~ね(네)’도 용법이 같다.
예) 맛있네 - おいしいね(오이시이네)
좋은 날씨네 - いい天気ね(이이텐키네)
그렇네 - そうですね(소데쓰네)
5) ~여 : よ(요)
우리는 상대를 부를 때 ‘~야, ~여, ~이여’와 같이 사용한다. 일본어의 ‘よ(요)’와 등치된다.
예) 친구여-ともだちよ(토모요)
여동생이여-いもうとよ(이모토요)
6) ~까 : か(까)
의문사 ‘~까’는 일본어에서도 완벽히 같게 사용되고 있다.
예) 이것은 무엇입니까 - これは何ですか(고레와난데스까)
몇 시입니까 - 何時ですか(난지데스까)
7) ~꺼나/까나 : かな(까나)
의지와 시도를 말할 때 사용하는 ‘~꺼나, 까나’도 일본어에서 ‘かな-까나’로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예) 가볼까나 - 行ってみようかな(잇떼미요까나)
8) ~까요 : から(까라), からね(까라네)
원인을 표현할 때 쓰는 어미인 ‘~까요’이다. 이는 일본어의 ‘から-까라’와 대응된다.
예) 했으니까요 - しましたから(시마시타까라)
9) ~것일까 : かしら(까시라)
걸까, 것일까는 일본어 ‘かしら-까시라’와 완벽히 대응한다.
예) 뭔가 있었던 것일까 - 何かあったのかしら(나니까앗타노까시라)
10) 노 : の(노)
한국어의 의문형은 ‘까’ 또는 ‘나’이다. ‘~(했)나?’와 같은 경우의 ‘나?’는 흔히 경상도에서는 ‘~노’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어디 있나?’는 ‘어디 있노?’라고 한다. 즉, 일본어의 의문형 ‘の-노’와 같다.
예) 뭐했노(나)? - なにをしたの(나니오시타노)
11) ~단다 : たんだ(탄다)
‘~했단다’ 등의 과거 종료 시제의 경우, 일본어에서는 ‘たんだ-탄다’이다. 이는 다른 언어인 것 같지만 우리말과 완전히 발음과 용례에서도 완벽히 같다.
예) 밥을 먹었단다 - ご飯を食べたんだ(고항오타베탄다)
12) ~잖아 : じゃん, じゃない, じゃなあ(쟌, 쟈나이, 쟈나)
상대에게 확인을 시켜주기 위해 사용하는 ‘~잖아’는 일본어에서 ‘じゃない-쟈나이’, ‘じゃなあ-쟈나’, ‘じゃん-쟌’으로 우리말과 같다. ‘~지 않아?’가 ‘잖아’로 줄어든 말로써 일본어에서도 같은 의미이다.
예) 먹었잖아 - 食べたじゃん(타베타쟌)
했잖아 - したじゃない(시타쟈나이)
13) ~대(~래요) : って(읏테)
남에게 들은 것은 전언(傳言)할 때 사용하는 ‘~대’는 일본어에서도 ‘って-테’로 사용된다.
예) 그는 천사래 - 彼は天使だって(카레와텐시닷테)
합격했대 - 合格したって(고오카쿠시탓테)
14) ~하(세요) : よ(요), せよ(세요)
명령어 ‘~해라’는 일본어에서는 ‘よ-요’, ‘ろ-로’, ‘せよ-세요’인데, 우리말 ‘~세요’가 일본어에서도 명령형으로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 그중 ‘せよ-세요’는 현재는 거의 사용치 않은 것은 오히려 고어라서 그런 것으로 생각되며, 고대의 언어가 거의 같았음을 더욱 뒷받침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예) 공부해라(공부하세요) - 勉強せよ(벤쿄세요)
젊었을 때 공부하세요 - わかいうちにべんきょうせよ(와카이우치니벤쿄세요)
15) ~다죠(죠, 일걸) : だじょ(다죠)
우리말의 ‘~이죠’가 일본어에는 ‘だじょ-다죠’로 남아 있는데, 의미와 용례가 아주 유사하다.
예) 그것은 반디불이죠 - それはほたるだじょ(소레와호타루다죠)
16) (~한걸)뭐 : もん(몬)
일본어에서 편하게 말하는 경우 어미에 ‘もん-몬’을 자주 붙여 사용하는데, 우리말에도 ‘했지 뭐’처럼 말끝에 ‘~뭐’를 자주 사용한다. 그 의미와 느낌이 거의 같다.
예) 모르는걸뭐 - 知らないんだもん(시라나이다몬)
17) ~구나 : なあ(나-)
물음을 나타내는 종결어미인 ‘~나’도 일본어의 ‘なあ(나-)’와 완전히 등치가 된다.
예) 했구나 - したんだな(시탄다나)
그가 드디어 이겼구나 - 彼がついに勝ったな(카레가츠이니캇타나)
18) ~마 : ~な(나)
‘~마라, ~마’ 등 상대에게 금지를 나타내는 ‘~마‘가 일본어에서는 ‘~な-나’로 남아있다.
예) 하지마 - するな(스루나)
먹지마 - 食べるな(타베루나)
19) ~(했)서라우 : そうろう(소로우)
‘そうろう-소로우‘는 ’ㅂ니다’의 겸손한 또는 공손한 말투인데, 양 언어의 뉘앙스는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유사한 단어가 문장의 종결에 사용되는 것으로 보아 같은 어원이 아닐까 한다.
예) 알겠어라우(알겠습니다) - ぞんじそうろう(존지소로우, 알겠나이다)
20) ~제이 : ぜ(제)
친근한 사람끼리 가볍게 다짐이나 권유를 하거나 주의를 환기할 때 쓴다. 한국어도 ‘~하제’라고 하며, 특히 경상도에서는 ‘~하제이’라며 권유할 때 사용한다.
예) 자, 가자꾸나(가제이) - さあ行いこうぜ(사아이코우제)
빨리 나서자꾸나(나서제이) - はやくでかけようぜ(하야쿠데카케요우제)
그럼 부탁하네(부탁하제이) - じゃたのむぜ(쟈타노무제)
21) ~할지도 모른다(~라고 카네) : かねない(카네나이)
‘~라고 하네, 할지도 모른다’를 경상도에서는 ‘~라고 카네’라 한다. ‘~라고 하네’가 격음화된 것인데 일본어의 ‘かねない-카네나이’도 같은 뉘앙스의 말로서 어원이 같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예) 저 사람이라면 할지도 모른다(할지도 모른다카네)
- あの人ひとならやりかねない(아노히토나라야리카네나이)
22) ~카이 : かい(카이)
강한 반대나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종조사이다. 이미 완료된 사안을 확인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니, 경상도 말에서 어미에 붙이는 ‘~카이’와 같은 의미가 아닐까 한다.
예)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그런 일은 없다카이) - そんなことがあるかい(손나코토가아루카이)
23) ~뎁쇼 : でしょう(데쇼)
서울 사투리 ‘뎁쇼’는 ‘~겠지요’의 뜻이나, 상대의 말을 받아 추측하거나 묻는 기분을 나타내는 ‘でしょう-데쇼’는 우리말 ‘뎁쇼’와 의미가 같다.
예) 어떻게든 되겠지요(되는뎁쇼) - なんとかなるでしょう(난토카나루데쇼)
24) ~당케 : だっけ(닷케)
전라도 사투리는 ‘당께’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는 말은 ‘그렇당께’다. 일본어의 ‘だっけ-닷케’도 같은 의미의 어미이다. 전라도 사투리가 일본어에 남아있는 경우가 아닐까 생각한다.
예) 그렇당께 - そうだっけ(소닷케)
그게 뭐였당께 - それが何だったっけ(소레가난다닷케)
25) ~죠 : ぞ(조)
우리말 ‘~죠’나 일본어 ‘ぞ-조’는 어미에 붙어 강하게 다짐이나 동의, 확인하는 뜻을 나타낸다.
예) 예의가 없는 거죠 - ぎょうぎかわるいぞ(교기가와루이죠)
26) ~사 : さ(사) : ~말이야, ~지, ~어/아
일본어 ‘さ(사)’는 종조사로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주로 ‘~겠지, ~말이야’의 의미로 다짐이나 주장을 나타낼 때 사용된다. 특히 도쿄 사투리로 말끝마다 붙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우리말 '~사'는 아직도 경상도에서는 자주 사용되고 있는데, 사용시 느낌은 똑같다. 예를 들면, ‘~했을사’는 ‘~했겠지’의 뜻이다. 일본어의 ‘さ-사’도 ‘~지(말이지)’, 등 상대방에게 강하게 주장하는 기분을 나타냄의 뜻으로 양 언어에서 비슷한 의미의 문장의 어미로 사용되고 있다. 판단, 주장, 다짐의 의미 뿐 아니라, 의문문에서 비난이나 힐난의 느낌을 표현할 때 사용된다. 이 또한 우리 말과 같다. 우리말에서도 ‘웬걸 그 사람이 했을사’라고 하면 그가 설마 했겠나, 라는 의미로 약간의 비난과 힐난의 의미를 담고 있다.
예) 나라도 알 수 있을사 - ぼくだってわかるさ(보쿠닷테와카루사) : 주장, 다짐
예) 몇 번 말해야 알아들을사 - なんどいったらわかるのさ(난또잇따라와카루노사) : 힐난
어떤가. 이처럼 무려 26개 유형의 종결어미가 우리말과 거의 같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즉, 우리말이 일본어의 거의 모든 어미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이보다 더 확실히 일본어의 뿌리가 한국어라는 증거가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