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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원세상 Nov 19. 2023

나는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있는가?

사람이 늙는 것은 단지 세월 때문이 아니라 이상과 목표를 잃었을 때라고 합니다.


꿈이 있는 사람에게 인생은 달콤한 사탕이며, 꿈을 잃은 사람에게 인생은 쓰디쓴 인생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그들과 호흡하며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는 것입니다.


때로는 그 관점에 오류가 생겨 잠시 흐트러진다 해도 인생은 별거 아니라는 양 그들을 다시 재정립하고 바라보는 일을 반복할 때 비로소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호흡의 선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의 관계에서는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는 차디찬 마음들이 비로소 내 안에 하나로 뭉쳐질 때 따스한 가슴과 그로 인한 안락함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살아가며 때때로 봉착하게 되는 문제들은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왜 그 일을, 어떻게 했을까?라는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 문제들은 때로 주어도 되고 목적어도 되며 동사도 되어 나를 혼돈 속에 밀어 넣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기에 사람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사람이 힘든 것이라는 것을 무단히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가을은 차분하게 녹아들고 있는데 우리들의 쓰디쓴 가슴은 벌써부터 겨울을 준비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생각할 수 있는 가슴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르는 게 우리들이고 보면, 그 가슴을 송두리째 베어버리고픈 마음 또한 모르는 체하는 것이 우리들입니다.


따뜻한 만남은 세상을 녹여냅니다.

따뜻한 만남은 세상 보는 눈에 힘을 줍니다.

그런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은 따뜻한 담요를 뒤집어쓴 것 같은 포근함과 열정 등이 잘 버무려진 아름다운 시간입니다.

시간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비행은 노여움도 미움도 하나로 만들어내고야 말 테니까요.


일과 자유와 행복을 찾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일지라도, 그리고 처해 있는 상황 자체도 그러한 방법을 택하지 않고서는 결코 지켜내고 살아낼 수 없었을지라도... 

단 1%의 결점이나 허점도 없이 완벽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칠 수 있는 상황이 쉽게 오지 않으리란 걸 알고 있기에 조금은 벅차지만, 그렇게 현실에 안주했던 것 같습니다. 


자잘한 감성조차 의미를 부여하는 우리에게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는 그렇게 말하더군요.


 “두려움은 직시하면 그뿐, 바람은 계산하는 게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살면서 이 말은 참 큰 의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활을 쏘는 자는 작은 바람이나 작은 호흡조차 사정거리 안에 두어야 하듯, 우리는 작은 의미나 스치고 지나치는 느낌조차도 계산을 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계산된 삶은 피곤하고 어긋나기만 할 뿐, 계산하지 않고 모든 것을 극복해 나가는 것만이 최고의 아름다움이라 칭할 수 있을 겁니다.


삶이란 때론 불가피한 치욕을 삼켜내야 하고 때론 말하지 못한 치욕에 부끄러워지는 고된 길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물러서선 안 되는 것이기도 하지요. 그 치욕과 두려움과 맞설 때 삶은 스스로를 구원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대부분의 영화는 단역의 흔적을 지워버리고 오직 주인공의 활극에만 집중할 뿐인데, 최종병기 활은 죽어간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게 하는 디테일이 뛰어난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삶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극복해 나가는 것이며, 인생은 결코 나 혼자만 살아갈 수 없다는 아주 쉽고도 간단한 진리를 알려주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준 영화로 기억합니다.


달리는 감성조차 서늘한 이 시간, 완벽한 삶보다는 가슴 뛰는 설렘 가득한 시간들로 채워지길 기대해 봅니다.



**사진= 영화 '최종병기활'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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