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로 떠나는 알렉산드리아. 첫 번째 여행 때 가보지 못한 곳이 있어 한 달 만에 다시 가게 되었다.
언제나 여행을 떠날 때는 즐겁다.
그곳이 갔던 곳이더라도. 같은 곳이라도 누구와 가는지, 어떤 곳을 구경하는지, 어떤 계절에 가는지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저번과 마찬가지로 기차를 타고 갔다. 첫번째 기차 탈 때는 기차를 놓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이곳저곳을 살펴보지 못했는데 이번엔 한번 타봐서 그런지 역 주변 풍경도 눈에 들어왔다. 역 입구 오른쪽에 옛날 기차 모형이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발견했다. 역시 여유가 있어야 주변 풍경이 들어오는 법. 한번 타봤다고 이번엔 여유가 넘쳤다.
역 안으로 들어오니 주변 풍경이 너무 반가웠다. 중앙 조형물이 이번엔 더 멋지게 보였다. 이렇게 멋있었나? 다시 보니 끝이 정말 뾰족했다. 그래서 그런지 아래쪽에 사람이 접근 못하게 바리케이드를 쳐 놓았다. 정말 이게 없다면 아마 끝부분은 분명히 부서졌을 것이다.
전광판을 보며 우리 기차는 어디로 들어오나 확인했다. 오후 6시 알렉산드리아. 게이트 8번. 역시 경험은 무서운 것 같다. 한번 경험한 것은 거의 잊어버리지 않으니. 지난번 어리버리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전광판을 보며 게이트를 찾고, 그 게이트의 위치를 직원들에게 물어보고 그 앞에 기차를 기다리며 여기가 맞는지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경험은 하면 할수록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것 같다.
우리 기차를 기다리는데 먼저 다른 기차가 지나갔다. 이 기차는 일반 기차인데 솔직히 타기 힘들 것 같았다. 좌석 지정도 아니고, 사람도 엄청 많고, 또 지저분했다. 특히 문도 열고 달렸다. 순간 인도 여행 할 때가 생각났다. 그때도 일반 기차는 문이고 창문이고 사람이 매달려가는데. 어휴........... 이집트는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상황이 비슷했다.
이번에 탄 기차는 일등석으로지난번엔 자리가 없어서 이등석을 탔는데 이번엔 다행히 표가 있어 일등석을 탈 수 있었다. 일등석과 이등석의 차이는 가격과 자리. 일등석은 3열, 이등석은 4열이었다. 그리고 지난번보다 조금 더 깨끗했다. 역시 일등석이었다.
다시 찾은 알렉산드리아
그렇게 3시간 정도를 달려 도착한 알렉산드리아. 이번에 잡은 숙소는 호텔이 아닌 일반집을 예약했는데 찾아가는데 너무 힘들었다. 우버 택시를 잡지 못해 현지 택시를 탔는데 기사아저씨가 영어를 전혀 할 줄 몰랐다. 친절하긴 했는데 전혀 말이 통하지 않으니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
왜냐하면 이번에 갈 곳이 마무라(Mamurah)라는 곳인데 특이하게 이곳은 들어갈 때 통행료를 내야 했다. 그래서 당연히 기사아저씨가 낼 줄 알았는데 우리 보고 내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왜 내야 하냐고 물어봤지만 역시나 영어가 안되니 아랍어로 이야기하는데 알아들을 수가 있나. 결국 예약한 집주인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니 외부인은 입장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처음에 알렉산드리아에 도착했을 때 집주인에게 전화했는데 그때는 입장료 내야 한 다라는 말도 없었는데. 이제야 내야 한다고 하니 쫌 억울했다. 얼마나 잘해 놓았길래 마을 들어가는데 돈을 낸단 말인가. 한바탕 기사아저씨와 실랑이하다가 결국 입장료를 내고 마을 안으로 들어왔다(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우리가 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기사아저씨가 길을 못 찾는 것이었다. 분명히 안다고 했는데. 역시 100% 믿었던 우리 잘못이었다. 몇 번이고 집주인에게 전화해 겨우겨우 찾았다. 30분이면 충분한 거리를 거의 1시간이 다 되어서야 도착했다. 집주인도 우리가 못 찾으니까 밖에까지 나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숙소는 외지인이 오면 솔직히 찾기 힘들 것 같았다. 주변 건물이 다 너무 비슷해서 골목 하나를 잘못 들어가면 길 잃어버리기 십상이었다.
그런데 다행히 집 내부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었고 좋았다. 방도 2개에 거실도 넓고 부엌도 있고 인테리어도 멋있게 잘 꾸며 놓았다. 비싼 돈 주고 호텔에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특히 거실에 그려져 있는 나비 그림은 정말 멋있었다.
이렇게 각자 한방씩 차지하고 짐을 풀자 허기가. 빨리 밖에 나가서 뭐라도 먹고 싶었다. 편안 옷으로 갈아입고 밖에 나오자마자 숙소를 살펴보았다. 아까처럼 길을 헤매면 안되니까. 자세히 살펴보니 입구에 번호가 적혀 있었다.아마 주소인 것 같았다. 만일을 대비해서 사진을 남겨놓았다. 만약에 길을 잃어버리면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식당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데 생각보다 주변이 깨끗했다. 그리고 그 늦은 밤에도 청소부 아저씨가 돌아다니며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가 입장료를 받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마을 관리를 위해서.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다시 배에서 밥 달라고 아우성을 쳐서 가장 가까운 상점에 있는 음식점에 들어갔다. 케밥 음식점이었는데 배고파서 그런지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다.
정말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 그런데 옆에 같이 준 오이, 당근, 고추 피클은 정말 너무 짜서 먹기가 힘들 정도였다. 처음엔 ‘여긴 피클도 주네’하면서 한 입 깨무는 순간 정말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뱉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의 짠맛. 윽. 아직도 생각만 하면 온몸이 떨린다.
이렇게 늦은 저녁을 먹고 숙소에 들어가기 아쉬워서 바닷가 주변으로 가 보았다.밤바다 주변에는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는데 걷기 정말 좋게 잘 만들어 놓았다. 점점 더 왜 여기 들어올 때 입장료를 받는지 다시 한번 수긍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산책을 즐기는 사람도 많았고, 주변 조경도 잘해 놓았다. ‘정말 오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곳을 알게 된 건 알렉산드리아에 가 볼만한 곳을 찾다가 ‘마무라 비치 정말 예쁘다’라고 해서 오게 되었다. 사진을 봤을 때도 바닷가 사진이 너무 멋있었다. 아직까지 바다를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바닷가 주변만 걸어도 왜 이곳이 유명한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밤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멋진 바닷가에서 수영을 할 거니까. 역시나 이집트의 아침은 항상 따스한 햇살과 푸른 하늘이 나를 반겨주었다. 1년 내내 거의 비가 오지 않는 나라. 그리고 1년 내내 맑은 나라. 날씨로만 따지면 아마 세상에서 가장 좋은 나라일 것이다. 정말 축복받은 나라 중 하나다. 1년 내내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 이것 만으로 100점을 주고 싶은 나라다.
어제는 밤이라 보이지 않았던 건물 너머로 바다가 보인다. 숙소가 저 앞에 보이는 바다 바로 앞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본다. 다음번에 또 오게 된다면 꼭 바다 앞 숙소를 잡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