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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아파파 Jan 29. 2024

이집트 맛집 탐험 9 - 길거리 음식

이집션이 되다

회사 앞 길거리에서 파는 간단한 이집트 아침. 
아침 미팅이 끝나고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이집트 친구들과 길 옆 조금한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식당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곳. 간단히 음식 만드는 카트와 조금한 식탁 몇 개가 전부인 곳. 하지만 아침만 되면 허기를 채우기 위해 많은 작업자들이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찾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나오는 음식은 간단하다.
풀(ful medames)이라고 하는 콩을 갈아 만든 소스(이집트 주식)와

에이쉬(Aish)라고 하는 이집트 전통 빵,
타메이야(Tameyiya)라고 하는 콩을 갈아서 튀긴 음식(이집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거리 음식)과
샐러드.
마지막으로 가지 무침(한국에서는 좋아하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이집트 사람들은 정말 좋아한다.)이게 다였다.


처음엔 길거리 음식이라 꺼려졌는데(바로 옆에 차들이 지나다니고 먼지가 엄청 날리는 그런 곳이었음) 몇 번 가서 먹으니 나름대로 괜찮았다. 그리고 내가 이집트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을 잘 먹으니 엄청 좋아했다. 이후로도 몇 번 더 갔는데 갈 때마다 점점 나도 현지인이 되어가는 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먹으면 탈 난다.
지저분하다.
먹으면 안된다.
라고 하지만 이런 것에 끌리는 나는 뭘까.


현지인들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지내고, 어떤 것을 먹는지 꼭 경험해 봐야 직성이 풀린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들도 나를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길거리에는 몇 개의 식당이 자리 잡고 있는데 거의 다 똑같은 음식을 팔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몇몇 친구는 저기가 더 맛있다, 아니다 저쪽이 더 맛있다 하면서 나를 데리고 갔다.
내가 먹어봤을 때는 다 똑같은데. 이렇게 다같이 모여 앉아 아침식사를 하면서 더욱더 친해진 것 같다.


서로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같은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통하는 것 같았다.


이 친구들과는 아직도 친하게 지내고 같이 일하고 있다.
이 친구들은 언제나 나를 즐겁게 맞이해 주고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한다. 너무 고마운 친구들이다.


다행히 길거리 음식을 먹고 탈 난 적은 한번도 없다. 체질인가 보다. 아니 친구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먹어서 그런가.
이 친구들과 먹는 거라면 어떤 것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친구들도 먹는데 난 왜 못 먹겠어. 난 항상 이런 마음이다.

이 친구들과 한국 길거리 음식인 떡볶이를 길거리 좌판에 앉아 같이 먹는 상상을 해본다.


이 친구들도 나와 똑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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