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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아파파 Feb 01. 2024

재충전의 공간 - 샤름 엘 셰이크

가장 올바른 선택은?

일이 바빠서 한동안 이집트를 돌아다니지 못했다. 바다를 보며 정말 쉬고 싶었는데 때마침 근로자의 날이 찾아왔다.
정말 나를 위한 휴일인 것 같았다.


이틀 동안의 휴무.
휴무 전날 일이 끝나자마자 공항으로 향했다. 행선지는 바로 이집트에서 휴양지로 유명한 샤름엘셰이크(Sharm El Sheikh). 이번엔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호텔에서 푹 쉬었다 올 생각이었다. 이제까지의 여행은 항상 시간에 쫓겨 돌아다녔었는데 이번엔 그냥 쉬고 싶었다.


카이로 공항에서 샤름엘셰이크 공항까지 딱 1시간이 걸렸다.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너무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아서 호텔에 픽업이 가능한지 전화해 보았다.
다행히 픽업이 가능하다고 하여 공항에서 약 20분 정도를 길에 앉아 기다렸다. 기다리고 있는데도 중간에 계속해서 택시기사들이 택시를 타라고 호객행위를 했다. 얼마나 귀찮은지.


호텔버스를 타고 호텔로 향하는데 호텔로 들어가는 길이 어찌나 길던지. 가도 가도 끝이 안보였다. 하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도착한 호텔은 유명한 호텔이라 그런지 멋있게 잘 꾸며 놓았다. 우리가 간 호텔은 하얏트(Hyatt). 2박이었는데도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더 기분이 좋았다.

방을 배정받고 찾아가는데 정말 호텔이 너무 넓었다. 우리 방을 찾아가는데도 한참 걸어갔지만 저 멀리 바라보는데 건물이 끝이 안보였다. 낮에 일어나서 다시 확인해 보니 다른 리조트 건물이었지만 하얏트 호텔만으로도 굉장히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다음 일정이 없어 느긋하게 일어난 아침. 창 밖의 풍경은 바다와 나무가 보이는 아주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일정이 없어서 그런가 이날 아침은 더욱더 평화롭고 조용했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여유로움인가. 창밖 구경을 마치고 아침을 먹으로 식당으로 향하는 길. 호텔 수영장과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데 정말 이제까지 가보았던 호텔 중 가장 멋진 풍경을 가지고 있었다. 계단식으로 되어있는 야외는 총 3군데 수영장, 마지막에는 호텔 전용 바다가 있었다. 정말 나 혼자 여기를 왔다는 게 와이프랑 시아에게 너무 미안했다.
같이 왔으면 정말 많이 좋아했을 텐데.


이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먹는 아침은 정말 최고였다.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 호텔이라 이집트 음식뿐만 아니라 서양식 음식도 많이 준비되어 있었다. 이렇게 여유롭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바닷가로 수영을 하러 가기로 했다.


뜨거운 태양 아래 파라솔 밑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것.


정말 내가 간절히 원했던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피로가 바다를 보자마자 한순간에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왜 이곳이 이렇게 유명하고 사람들이 오고 싶어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이곳에는 스킨 스쿠버를 할 수 있는 장비 대여점도 있었고, 스노클링 장비도 빌려 주었다. 우리는 스노클링 장비를 빌려 바다로 나갔는데 처음에는 구명조끼 없이 들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쭉 뻗어있는 다리를 지나 넓게 펼쳐져 있는 바다를 보자 갑자기 겁이 났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발걸음을 돌려 장비 대여점으로 갔고 구명조끼를 대여하여 입고 들어갔다. 수영을 정말 잘하고 싶은데 왜 물만 보면 무서울까.


수영장에서는 잘하는데. 이럴 때마다 수영을 잘 못하는 게 너무 아쉬웠다. 다들 여행을 하는데 필수 조건이 수영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여행을 다니면서 생각지도 못한 멋진 호수나 바다를 만날 수 있는데 이런데 들어가려면 수영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에게 한가지 흠이라면 바로 수영 못하는 것. 그래서 새벽 수영도 다니면서 배웠지만 바다 수영은 아직도 구명조끼가 없으면 못한다는 것. 빨리 이 단점을 극복해야 하는데.


그런 걱정도 잠시. 바닷속은 정말 너무 멋있었다. 물고기가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지만 홍해 바닷속을 헤엄쳐 다니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물은 무섭지만 물 안에 들어와 있으면 정말 다른 세상에 와 있는 것 같았다. 다음번에 또 긴 휴일이 있으면 스쿠버 다이빙을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 태국에 있었을 때 해보았던 스쿠버 다이빙이 떠 올랐다.
스노클링도 좋지만 스쿠버 다이빙은 정말 더 환상적인 바닷속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스쿠버 다이빙은 정말 다른 세상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바다 수영을 마치고 점심을 간단히 먹고 수영장으로 갔다. 스노클링은 바닷물이 너무 차가워 오래 하기 힘들었지만 수영장 물은 시원한 온도로 맞춰져 있었다. 이곳에서 수영하다가,

나와서 책 보다가,

책 보다가 졸리면 자다가,

더우면 다시 수영장에 들어갔다가.

몇 번을 반복했는지 모르겠다. 몇 번을 해도 지겹지가 않았다. 이런 것이 바로 신선놀음이 아닐까.


정말 휴일은 빨리 지나간다. 2박 3일이면 정말 푹 쉴 줄 알았는데 금세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이틀 동안의 샤름엘셰이크 생활은 나에게 다시 일을 할 수 있는 활력소가 되었다. 앞으로 이곳에 다시 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앞으로 남아있는 이집트 현장 생활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준 이곳을 잊지 못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이번 샤름엘셰이크 여행은 제대로 샤름엘셰이크를 구경하지 못했다. 정말 휴양을 왔다고 밖에 생각이 안 됐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왔지만 한편으론 샤름엘셰이크를 더 알고 가지 못해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항상 우리는 선택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럴 때 한가지를 선택하면 항상 다른 한가지가 아쉽다. 이번 여행도 그랬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 만족을 했다면 그것이 가장 올바른 선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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