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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아파파 Feb 08. 2024

가장 비싸고 가장 맛있는 음식이 있는 곳

손맛의 위대함

지난달 Sabry의 고향집에 갔었을 때 그때 음식이 이집트에서 먹어본 음식 중 제일 맛있었다고 이야기하니
이번엔 카이로에 있는 자기 집으로 나를 초대해 주었다.
정말 그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이집트 음식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단숨에 바꿔버린 그 음식. 바로 Sabry 와이프가 직접 만들어준 음식이었다. 그 음식을 카이로에서도 먹을 수 있다니. 정말 Sabry에게 너무 고마웠다.

Sabry 집은 회사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았다. 매일 출퇴근할 때 지나다니는 그 길에 있었다. 매일 지나다니는 길이었지만 안쪽 주거 지역으로는 들어가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가는 Sabry 집이 굉장히 궁금했다. 그런데 Sabry가 나를 회사까지 데리러 왔는데 아들까지 데리고 온 것이었다. 이제 돌 지난 아이를. 그것도 카시트에 앉힌 것도 아니고 본인이 직접 안고 운전을 하고 온 것이다. 처음 그 모습을 본 나는 너무 놀랬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거기다 운전 험하기로 유명한 이집트에서 그것도 카이로에서 아이를 안고 운전이라니. 난 보자마자 Sabry에게 그러지 말라고 하고 Mohamed를 내가 안고 갔다. 이 귀여운 아이를 이렇게 위험하게 데리고 나오다니.

20분 정도 달려 큰 도로 옆쪽에 있는 조금한 골목길로 들어가 어떤 건물 앞에 주차를 하는데 나는 이리저리 주변을 구경하느라 볼 것도 별로 없지만 이런 곳에 와 보다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Sabry가 사는 건물은 꽤 높은 건물이었다. 10층은 넘어 보였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안에는 안내 문구가 여기저기 적혀 있었다. 따로 게시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종이에 손으로 적어 붙여 놓았다.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있어 탔는데 정말 비좁고 위험했다. 딱 2 ~ 3명밖에 못 타는 공간에 안쪽 문이 없고 바깥쪽 문만 있어 그쪽으로 사람이 가면 정말 위험해 보였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절대로 어른 없이 타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집 앞에 도착하니 새들이 우리를 반겨 주었다. 집 안도 아니고 복도에서 새를 키우고 있었다. 제일 꼭대기에 위치한 Sabry 집은 특이한 구조로 되어 있었다. 넓은 사각형 구조가 아닌 긴 사각형 구조였다. 입구가 가운데 있고,  왼쪽으로 거실, 오른쪽으로 부엌, 화장실, 방이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일렬로 쭉 있었다. 복도도 좁아 화장실 문이 열려 있으면 지나다니지도 못할 정도였다. 고향집은 굉장히 깨끗하고 넓고 좋았는데 역시 대도시라 그만큼 좋은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았다.


하지만 높은 층에 있어 주변 동네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멋진 풍경은 아니지만 주변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었다.   창문 밖은 정말 붉은색 집 밖에 안보였다. 우리나라도 서울에 아파트가 많지만 여기는 더 심했다. 따닥따닥 붙어있는 수십만 개의 집들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데 이것도 현재 부족한 실정이라고 한다. 이곳 이집트도 수도 인구 밀집 현상이 심해 카이로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많은 곳에 집을 짓고 있었다.


이렇게 집 구경과 주변 구경을 하고 있을 동안에 맛있는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정말 그리웠던 그 음식. 음식을 보자마자 군침이 돌았다. 바닥에 식탁보를 깔고 그 위에 하나하나씩 음식이 오는데 내 입술이 절로 올라갔다.

오리 구이,
비둘기구이,
이집트 순대 튀김,
흰쌀밥과
비둘기 볶음밥,
샐러드
그리고
이집트 국(오리 육수와 몰로케이야)까지.
지난번 음식이 또 떠올랐다. 특히 지난번에 먹어보지 못한 이집트 순대 튀김, 안에는 쌀과 고기가 들어있고 기름에 튀긴, 고소하고 내 입맛에 딱 맞았다. 정말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비둘기 구이가 나왔는데 정말 너무 조금했다. 그런데 머리까지 그대로 구워서 나와 조금은 보기가 그랬다. 하지만 음식은 이전에 먹었던 그 맛 그대로였다.


정말 쉴 틈 없이 먹었다. 오리 구이 먹다가 야채 먹고 밥 먹고,
다 먹으면 이집트 순대랑 샐러드 먹고, 비둘기구이 먹다가 이집트 국 먹고. 정말 배가 터져나갈 정도로 많이 먹었다. 그리고 Sabry 와이프가 손이 얼마나 큰지 음식 양이 절대로 두 명이서 다 먹을 수 없는 양을 준비했다. 나중에는 정말 더 먹고 싶어도 내 배에서 받아 주질 않았다. 남은 음식이 어찌나 아까운지.


이렇게 맛있는 저녁을 먹고 후식으로 망고를 먹고 또 조금 있다가 차도 마시고. 정말 Sabry와 Sabry 와이프에게 너무 고마웠다. 지난번 고향집에 초대했을 때도 너무 고마웠는데 여기서까지 이렇게 초대해 주니. 다음달 휴가 때 돌아오면서 꼭 선물을 사가지고 와야겠다. 어떤 선물이 좋을까. Mohamed 옷도 사주고 싶고, Sabry와 Sabry 와이프에게도 선물을 하고 싶은데 한국 가면 와이프랑 이야기해보고 좋은 선물을 골라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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