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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아파파 Feb 09. 2024

이집트 맛집 탐험 12 - 이집트 음식점(Sobhy)

우리는 하나

정말 오랜만에 우리팀 식구들과 저녁을 먹으러 갔다. 교대근무를 시작하고 나서는 다같이 모일 기회가 없어 저녁 식사를 못했는데 드디어 기회가 생겼다. 중요한 일도 끝났고, 우리팀 중 한명이 계약이 끝나 다른 회사로 가게되어 큰 맘 먹고 자리를 마련했다. 다들 지금까지 너무 고생했고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기간동안 무사히 잘 마치자는 의미도 있었다.

이번에 간 곳은 이집트 음식점. Sobhy라는 음식점인데 카이로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음식점이라고 했다. 역시나 도착해보니 밖에 사람이 얼마나 많던지. 간 날이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엄청 많은 사람들이 음식점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걸 보며 드는 생각이 '진짜 얼마나 맛있길래' 였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나에게 음식점 입구의 풍경만 봐도 신이 났다. 오래 기다릴 것 같았는데 외국사람이라고 앞에서 먼저 들여보내 주었다. 이렇게 좋을수가. 우리 덕분에? 이집트 친구들도 다 같이 들어갈 수 있었고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식당 입구부터 테이블이 놓여져 있었는데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도떼기 시장'  그 자체였다.
사람들이 많아 엄청 시끄러웠고,
노래소리도 컸고,
직원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계속 돌아다니고,
음식 나르고,
계산서 들고 다니고,
어휴...........
거기다 화장실 가는 사람,
들어오는 사람,
나가는 사람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진짜 이집트 음식점 같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여기가 진짜 이집트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음식을 기다리는데 정말 너무 배고파서 쓰러질 것 같았다. 친구들한테 빨리 음식 주문하라고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와우~. 음식이 계속 들어왔다. 도대체 얼마나 시킨거지? 상이 모자라 먼저나온 음식을 재빨리 먹고 그 위에 새로운 음식을 올리고. 정말 정신없이 먹었다.

먼저 수프와 샐러드로 속을 달래고 본격적으로
양고기,
소고기,
비둘기 구이,
이집트 쌈밥(Mah'shy)
그리고
양 정강이 뼈 구이(Moza)까지
특히 Moza는 굵은 뼈째 나오는 음식인데 정말 손으로 들고 먹으면 원시인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직원이 몰로케이야(Molokhia)를 그릇에 담아주는데 정말 신기했다. 밖으로 쏟아질꺼 같은데 정말 한방울도 안 떨어뜨리고 그릇에 바로 담았다. 직원 표정은 즐거워 보이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걸 보면서 즐거워 했다.


다들 정말 오래만이어서 그런가 너무 즐겁게 밥을 먹었다.
계속해서 사진 찍고, 서로 챙겨주고, 더 필요한거 없냐고 물어보고. 나도 너무 즐겁게 먹었다. 특히 이번에는 같이 근무하는 차장님하고 같이 갔는데 차장님도 정말 즐겁게 잘 먹었다고 했다.


우리가 사진 찍으면서 먹고 있으니 직원들도 즐거웠나보다.
같이 사진도 찍고, 자기들끼리도 사진 찍고. 이집트에 와서 제일 즐겁게 밥을 먹었던 것 같다.


한국,
이집트,
베네수엘라,
인도,
말레이시아 .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같은 일을 하면서 서로 친해지고 서로 챙겨주고 서로 아껴주는 모습이 정말 좋았다.
내가 여기 이집트에 와서 받은 선물 중 가장 큰 선물이 바로 이것이었다. 언제 봐도 편하고, 언제 봐도 즐거운 사람과의 관계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 먹고 밖으로 나가서도 아쉬운 이 시간 마지막으로 식당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다음을 기약했다.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좀 더 자주 이런자리를 갖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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