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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아파파 Sep 12. 2024

'격' 출간 이야기

기자 : 안녕하세요. 요즘 아침에 밖에 나오면 약간은 선선한 바람이 부는 것 같아요. 열대야 때문에 밤잠을 설쳤는데 밖에 나오면 기분좋은 시원한 바람이 부니. 조금씩 가을이 다가오는 느낌이에요.


 : 안녕하세요. 맞아요. 요즘 출근하면서 기분이 아주 좋아요. 무더위에 지친 저에게 선물이라도 주는 듯 시원한 바람 덕에 하루의 시작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기자 : 하루의 시작이 즐거우면 하루종일 기분이 좋더라고요. 사람이 많은 지하철을 타도 앉을 것 같은 기분, 잘 써지지 않던 글이 술술 잘 풀릴 것 같은 기분 등 자신감이 샘솟는 기분이 들어요. 오늘 하루도 그럴 것 같아요.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인터뷰 내용 정리를 막힘없이 써내려 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 저도 그 기운을 받아 이야기가 술술 나오겠는데요?^^


기자 : 그럼 오늘의 이야기 속으로 떠나볼까요?




오늘은 저의 가장 소중한 보물, 딸 시아에 대해 이야기해 볼께요. 앞서 저와 아내의 이야기를 했는데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이자 제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인 시아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네요.


첫 인터뷰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처음에는 제주도에서 시아와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며 쓴 글로 책을 내고 싶었어요. 그만큼 제주도에서 시아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너무 소중했거든요. 시아가 태어나서부터 제가 이집트에서 복귀할 때까지 4년이 넘는 시간동안 함께하지 못했던, 시아의 커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지 못했던 시간들이 저에게 너무나 힘든 시간이었거든요. 그래서 육아휴직을 하고 제주도에서 꼭 붙어있었던 시간이 지금까지 인생 중 잊을 수 없는,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작가님의 목소리만 들어도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는지 느껴지내요. 시아를 사랑하는 마음이 벌써부터 확 느껴지는데요. 그럼 작가님에게 시아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모든 부모님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저에게 시아는


제 인생 전부죠


시아가 태어나고부터 지금까지, 아니 앞으로도 제 인생 설정의 기준점은 바로 시아에요.


시아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시아가 무엇을 먹고 싶어하는지,

시아와 무엇을 하며 놀지,

시아와 무슨 이야기를 할지.


하루에도 몇 번씩, 일하는 중간중간에도 문뜩 떠오는 생각 사람이 바로 시아에요.


이렇게 소중한 시아와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으니 얼마나 힘드셨을지 이해가 되네요. 어떻게 보면 육아휴직을 안할수가 없었네요. 그럼 육아휴직 동안 제주도에 계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어떤 건가요?


제주도에서 시아와 함께하면서 즐거운 시간도 많았고 힘들었던 시간들도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매일 아침 시아를 깨우고

시아 머리를 묶어주고

시아와 아침을 먹고

시아와 함께 차를 타고 유치원에 데려다 주는 것이 었어요.


멋진 곳에 놀러가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녔던 것도 기억에 많이 남지만 서울에 있었으면 하지 못했던 일들이 제 마음속 깊이 남아 있네요. 서울에 있었으면 시아가 자고 있을 때 출근을 해야하니 따스한 햇살을 맞이하며 함께하는 시간이 없잖아요.


머리도 잘 묶지 못해 하나로 묶거나 양갈래로 묶거나 딱 두종류였어요. 그래도 싫어하지 않고 거울보면서 "아빠 잘 묶는다." 해줄때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와우~~ 아빠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딸 머리 묶어주는 일이라고 하던데 작가님께서는 거의 1년 넘게 하신거잖아요? 이제는 묶기 달인이시겠는데요?ㅎㅎㅎ


아니요. 아직도 잘 못 묶어서 아내가 보면 조용히 한숨을 쉬더라구요. 조용히 잘 들리게.ㅋㅋㅋ 동영상 보면서 연습도 해보고 했는데... 시아 머리 예쁘게 묶어주고 싶었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그러고 보면 작가님과 시아가 굉장히 친한 것 같아요. 제가 듣기로 어렸을 때 오래 떨어져 있으면 친해지기가 쉽지 않다던데. 작가님의 비법이라도 있나요?작가님처럼 해외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일 것 같은데요.


특별한 비법이라는 것이 있나요.


그냥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거죠.



오래 떨어져 있었던 만큼 같이 있는 짧은 시간동안 오로지 시아만 생각하는 거죠. 중간중간 휴가나와서도 친구들을 만나지 않았어요. 2주동안 오롯이 시아와 함께했죠. 고생한 아내에게는 휴식시간을 주고요. 하루종일 붙어 있었어요.


같이 잠을 자고

같이 밥을 먹고

속 안고 있고

같이 놀고


아주 어린 시아였지만 그 잠깐의 시간들이 모이고 모여 아빠의 사랑을 간직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들은 같이 잘 놀아주는 사람을 더 잘 기억하잖아요^^ 잊혀지지 않게 정말 열심히 놀아줬던 것 같아요.


저도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아빠가 오랜만에 집에 왔는데 아이가 엄마 뒤로 숨는다는... 이 일을 시작했을 때부터 들어온 이야기라 정말 무서웠어요.


'시아가 나를 보고 엄마 뒤로 숨으면 어쩌지? 시아가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지?'


해외 현장에 있는 동안 이런생각이 많이 떠올랐거든요.


하지만 저의 걱정은 싹 사라지고 제가 휴가를 나올 때나 잠시 한국으로 복귀했을 때 시아는 저의 껌딱지였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너무 행복했죠.


시아가 "아빠"하고 달려오는 모습

저를 꼭 껴안는 시간

시아와 즐겁게 웃으며 이야기하는 시간

손 꼭 붙잡고 산책하는 시간 등


시아와 함께하는 시간이 평생 지속되었으면, 떨어지지 않고 평생 제 옆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계속했어요.


정말 작가님이 노력한만큼 시아도 그 마음을 알았나보네요. 역시 진정한 사랑은 고스란히 상대방에게 전달되나봐요. 이제 시아도 점점 커가고 있는데 시아와 가장 하고 싶으신 일이 있나요?


시아와 하고 싶은 일이 엄청 많은데 그 중에서도 지금은 같이 자전거 여행을 가고 싶어요. 이미 시아와도 이야기했고 시아도 하고 싶어해요. 아빠와의 자전거 여행.


두발 자전거를 시작한지 몇 달 안되었는데 자주 자전거를 타러 나가요. 한창 배울 때는 매일 탔죠. 지금은 더워서 잠시 쉬고 있지만 날씨가 선선해지면 다시 시작해야죠. 시아도 굉장히 좋아해요.


제가 "시아야 아빠랑 자전거 여행할까? 자전거 타다가 중간에 텐트 치고 자고, 밥도 해먹고 어때?" 물어봤어요.


"좋아. 나 아빠랑 자전거 여행할래. 우리 강원도까지 가자. 엄마랑 아빠랑 했던 것처럼."


시아가 너무 해맑게 대답하는거예요. 전 너무 기분이 좋았죠. 아내와 둘이, 시아 갖기 전 서울에서 춘천까지 자전거 여행을 했었는데 그 이야기를 시아가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잠깐 이야기 했었는데. 그리고 제주도에서 단둘이 백패킹도 해봐서 아빠와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행복한 아빠죠^^


백패킹에 자전거 여행까지. 어릴 때부터 너무 힘든 여행만 하는거 아닌가요?ㅎㅎㅎ 제 아들에게 하자고 하면 안할 것 같은데요. 정말 대단하시네요.


전 제가 좋아서 하는 거지만 시아도 좋아해주니 전 더 바랄 것이 없죠. 시아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 정말 좋은 일이잖아요. 특히 아빠와 딸, 시아가 더 크면 아빠와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더 줄어들텐데 지금부터라도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면 나중에 커서도 저를 조금이라도 더 찾지 않을까요?


시아가 커서도 같이 백패킹을 다니고 캠핑도 다니고 자전거 여행도 다니고. 제 꿈이 너무 큰가요?ㅎㅎㅎ 그래도 전 계속해서 시아와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을꺼예요. 생각해보면 저도 어머니와의 여행이나 아버지와의 여행 기억이 별로 없어요. 아버지 어머니 모두 바쁘셨기에 여행을 많이 못 다녔죠. 그래서 시아한테는 아빠와의 좋은 추억 그리고 다른 친구들이 경험하기 어려운 일들을 같이 해보고 싶어요. 그렇게 하고 있고요.


멋지네요. 시아가 나중에 커서도 아빠 곁을 떠나지 않겠는데요. 그리고 편한 여행이 아니라 힘든 여행이라 시아에게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예 맞아요. 제 여행 스타일이 조금 힘들게 여행하는거라 시아가 싫어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좋아하더라고요. 역시 피는 못 속이는 것 같아요^^




오늘은 시아의 이야기를 해보았는데요.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엄청 많으실 것 같은데 남은 이야기는 나중에 또 한번 시간을 만들어 볼께요.


시아와 아빠의 끈끈한 사랑이야기

딸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드는 아빠의 이야기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힘든 시간을 극복하고 친구같은 아빠와 딸의 이야기. 너무 감사해요. 오늘은 이만 마치고 다음주에 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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