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자전거 타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드디어 자전거 타는 날이 왔어. 바로 일요일. 다행히 날씨도 따뜻하고 미세먼지도 좋은 날이었지. 우리 시아 자전거 타라고 날씨도 도와주네^^.
오전에 몸풀기로 뒷산에 가서 올챙이한테 인사하고 왔지. 가는 길에 꽃들이 너무 예쁘게 펴있어 정말 꽃길을 걷는 기분이었어. 시아랑 손잡고 가는 길이라 더없이 행복했지. 빨간색, 분홍색, 하얀색 철쭉이 우리한테 반갑다고 인사하는 것 같았어.
그런데 날씨가 따뜻해져서 인지 조금한 벌레들이 너무 많았어. 특히 개울에는 모기가 너무 많아 시아가 너무 힘들어했지. 벌레 진짜 싫어하는데. 벌레 때문에 좋아하는 올챙이 잡이도 제대로 못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산을 내려왔지. 그런데 내려가는 길에 귀여운 버섯을 찾았어. 홀로 솟아 나온 버섯이 어찌나 신기하던지. 우리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했지. 시아가 좋아하는 표고버섯같이 생겼는데.
점심 먹고 드디어 자전거 타러 갈 시간. 아빠는 시아가 지난번처럼 천천히 갈 거라고 생각하고 자전거를 안 가져갔는데 후회했지. 시아가 이렇게 잘 달릴 줄이야. 시아가 자전거로 달리는 동안 아빠는 걷다가 뛰다가를 반복했어. 정말 오랜만에 달리기 한 것 같아. 숨이 얼마나 차던지. 근데 시아는 아직도 저 멀리. 거리가 좁혀지는 것 같으면서도 아닌 듯. 잠시 멈춰서 고개만 돌려 아빠를 바라보는 시아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엄마가 봤어야 하는데.
아빠가 힘들어 쉬자고 하고 (원래는 시아가 매번 그랬는데) 의자에 앉아 물을 들이켰지. 근데 시아는 아직도 쌩쌩했어. 전혀 자전거 타지 않은 것처럼. 정말 멋졌어.
"아빠 체력테스트 하는 거야. 요즘 맨날 턱걸이만 하고."
이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빵 터졌어. 이럴 수가...
그래서일까 같이 과자도 먹고, 음료수도 마시고, 주변도 둘러보고. 이전과는 다른, 꿀맛 같은 휴식이었지. 그런데 휴식도 잠시 다시 자전거 타자고 하는 시아. 조금 더 쉬고 싶었는데. 끝까지 다 가서도 안 힘든지 다시 돌아가자고 했을 때 아빠는 정말 놀랬어. 지금까지 자전거 탄 거리도 짧지 않은데.
자전거 탔던 중 이번이 제일 잘 탄 것 같았어. 가장 멀리까지도 가고 가장 오래 타기도 했고. 아마 자전거 탈 때마다 점점 새로운 곳으로 가겠지. 시아가 더 튼튼해지는 만큼. 시아가 더 멀리 더 빨리 갈 때마다 아빠는 기뻤어. '우리 시아가 체력이 진짜 많이 좋아졌구나.'느끼거든. 학교에서 배드민턴도 배우고, K Pop 댄스도 배우고, 태권도도 다니고, 매일 친구들이랑 놀이터에서 뛰어놀아서 그런지 더 잘 달리는 것 같았어.
"시아야. 나중에 아빠랑 자전거 여행하자."
"당연하지. 나 강원도까지 갈 거야."
이 말을 들었을 때 아빠는 정말 기분이 좋았어. 시아랑 둘이 캠핑 갔던 것처럼 자전거 여행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아마 나중에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시아도 좋다고 하니 아빠는 더 바랄 것이 없었어.
매주 주말마다 산에 가고, 자전거 타면서 '우리 시아가 정말 많이 컸구나.' 많이 느껴. 산도 갈 때마다 더 쉽게 오르고, 자전거도 탈 때마다 더 잘 타니까. 하루하루 튼튼하게 자라는 시아를 볼 때마다 얼마나 대견한지 몰라. 지금은 튼튼하게 잘 놀아주는 게 아빠, 엄마에게는 제일 큰 선물이야. 시아는 항상 너무나 큰 선물을 줘서 고마워.
점점 잘해가는 모습을 시아도 느꼈으면 좋겠어. 조금씩 자주 하다 보면 익숙해지고 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산에 오르는 것도 처음에는 무섭고 힘들었지만 이제는 뛰어도 다니고 주변도 둘러볼 수 있게 됐잖아. 그리고 자전거 타는 것도 조금만 가도 힘들어했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멀리 가도 힘들어하지 않잖아. 이 모든 것이 시아가 노력해서 얻어지는 결과물이야. 아빠는 알아. 우리 시아는 잘 해낼 거란 걸. 저녁에 학교에서 배운 춤을 엄마랑 다시 연습하는 모습을 보며 아빠는 확신이 들었어. 우리 시아는 '할 수 있다!'
시아가 더 나아가는데 아빠랑 엄마는 항상 옆에 있을 거야. 힘들고 지칠 때 언제든지 기댈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