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der의 자질

by 이 범수

누구나 리더이고 스승이다. 굳이 옛 성현을 말씀을 빌리자면 세 사람이 모이면 그중 하나는 스승이다. 직장 생활 후반부의 대부분 교육은 리더십(Leadership)을 향상하고 조직을 효율적으로 이끄는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훈련이었다. 평생을 공부해도 항상 부족한 것이 리더십이 아닌가 한다. 나는 리더(Leader)의 여러 가지 역할 중에서 중요한 한 가지가 조직의 구성원 모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가능하면 긍정적인 면을 보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많은 시간을 서양 쪽의 사람들과 일을 했다. 그 시절의 실적이 좋았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그들은 잘한 일을 찾아서 칭찬을 많이 해주고, 잘못되어 고쳐야 할 것은 비난하는 대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피드백을 주었다.

우리는 흔히 리더를 4가지의 형태로 분류한다. 세속적인 표현 그대로 빌리자면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 똑게(똑똑하고 게으른 사람), 멍부(멍청하고 부지런한 사람) 그리고 멍게(멍청하고 게으른 사람). 어떤 스타일의 리더가 가장 큰 성과를 만드는 리더가 될 것인가. 혹자는 똑부라고 생각한다. 똑똑한데 부지런하기까지 하면 정말 초능력을 가진 리더라고. 그런데 앞에서 말했지만, 리더는 조직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사람이다. 그런데 똑똑하고 부지런하기까지 하면 사람들은 그 앞에서 주눅이 먼저 든다.

관계사에 정말 똑똑하고 부지런하기까지 한 경영자 한 분이 있었다. 그분과 같이 5년을 일한 부장이 심각한 스트레스에서 오는 병으로 장기간 입원했다가 퇴사하면서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분 아래서 생산부장 하려면 박사급 인재 열 명은 데리고 일해야 한다고. 구석구석 다니면서 문제를 찾아오고 개선안을 가지고 가면 붉은 펜으로 보고서 한 장에 대여섯 개씩 밑줄을 그어서 상세한 자료를 보완하여 오라고 한단다. 매번 보고서가 한 장 올라가면 1주일짜리 숙제를 받아오니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것이다. 결국에는 병원에 입원했고 건강을 위하여 회사를 떠난다는 말을 남기고 십수 년 이상이나 근무하던 회사를 그만두었다.

리더는 실패를 인정하는 아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나는 야구를 좋아한다, 그런데 공은 빠른데 완벽하게 던지려고 컨트롤에 집착하다가 볼, 볼, 볼을 던지고 스스로 무너지는 투수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투수들이 어느 날 무적의 투수가 되는데 많은 경우에 코치들이 �너의 공은 아무나 못 치니까 그냥 가운데 집어넣어.� 라는 충고가 가장 유효한 훈련이라고 했다. 드래프트 1순위로 엄청난 기대 속에서 입단한 선수가 몇 년간 2군과 1군을 오고 가면서 선수 생활을 한 투수가 있었다. 입단 후 처음으로 10승대 투수가 되고 인터뷰한 영상을 보았다. 10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비록 오늘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2군에 보내지 않는다는 믿음을 감독으로부터 확인한 순간부터라고. 그때부터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었고 그 결과 10승 이상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감독은 선수에게 타자들이 너의 공을 치지 못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농담하면서도 기회를 주겠다는 믿음을 주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4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3,000타석 이상 타석을 기록한 선수 중 최고의 타자는 고인이 된 장효조 선수다. 물론 이 기록도 곧 새로운 천재 타자에 의해서 갱신이 되겠지만, 장효조 선수의 타율은 331리이다. 대한민국에서 야구의 천재들이 모여서 겨루는 프로야구 40년의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 장효조 선수도 성공률이 33.1%라는 이야기다. 그러면 역으로 장효조 씨 같은 최고의 천재도 66.9%는 실패한다는 이야기이다. 150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 메이저리그도 지금까지 최고의 타자는 타이 콥 레이먼드로 3할 6푼 6리이다. 그런데 천재도 아닌 우리는 100%에 접근하는 성공을 기대한다.

흔히들 최고의 리더는 똑게라고 한다. 똑똑한데 게으른 사람이다. 전체를 살피고 정확한 전략과 방향을 선정해놓은 후 조직 구성원들이 가는 방향이 잘못되지 않으면 지켜보는 스타일일 것이다. 우리는 실패를 통하여 더 많은 것을 배울 기회가 있다. 실패를 통하여 성공하는 방법을 깨우친다. 이것을 인정하고 그때를 기다려줄 줄 아는 리더가 진정한 리더라고 생각한다. 이런 리더는 숲을 보지 나무를 보지 않는다. 나무를 보더라도 혼자만 알고 있다. 나무 한 그루 나뭇가지 하나를 가지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공장의 개선에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어느 것을 먼저 할 것인가 우선순위의 선정은 정말로 리더가 정확하게 판단해야 할 요소다. 똑똑한 리더는 이런 우선순위와 전략을 정확히 알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조직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스스로 능력을 발휘하려고 노력하도록 기다리고 격려를 잘한다.

가장 위험한 리더는 멍청하고 부지런한 리더이다. 이런 영역의 사람은 고 이건희 회장님도 책에서 단호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적었던 것을 보았다. 놀고먹는 사람은 월급을 준다. 그런데 다른 사람 일을 방해하는 사람은 즉시 퇴출해야 한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멍청하고 부지런한 리더는 눈에 보이는 대로 지적하고 지시한다. 그리고 듣지는 않는다. 많이 듣고 적게 말하라고 사람의 귀는 두 개, 입은 하나라고 하지만 이런 리더는 입이 세 개다. 5분 듣고 30분 말한다. 그런데 알맹이도 전략도 없다. 숲은 보지도 못하고 나무나 나무의 가지만 보고 모든 상상력을 동원하여 일장 연설을 한다. 때로는 미래의 먹거리가 지금 즉시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호들갑을 떤다, 그러면 사람들은 예방적인 차원에서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과 일할 때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항상 타깃이 된다. 일을 열심히 하고, 많이 하다 보면 잘못된 일도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머리가 좋은 동물이다, 이런 사람과 일하면서 편안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일하지 않으면 된다. 실패가 없는 아주 일상적인 일만 하고 놀면 절대 이런 멍청한 리더로부터 지적을 받고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없다. 이런 리더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눈이 없으니. 서서히 회사는 죽어간다. 그것은 팔이 부러지고 다리가 부러지는 것처럼 고통이 당장 있는 것도 아니고 서서히 온도가 올라가는 냄비 속의 개구리처럼 죽는지도 모르게 죽어가는 것이다. 그것이 멍청하고 부지런한 리더가 있는 조직이다.

나도 40년의 직장 생활 동안 멍청하고 부지런한 사람을 만난 역사가 있다. 가장 힘들고 기억에서조차 지우고 싶은 시간이다. 나 역시 때로는 급한 성격으로 멍청하고 부지런한 리더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끝으로 멍청하고 게으른 리더, 모 회장님께서도 이런 사람은 월급은 주겠다고 말씀하시는 글을 보았다. 회사로서도 개인에게 지급되는 비용의 효율 정도를 반드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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