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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노키오 Nov 14. 2022

(시) 그냥 속 터지는

엄니를 자동차로 모시고 합덕 읍내 장을 보거나 병의원

갈 때가 있다. 오랫동안 집 떠나 있어서 합덕 읍내는 내

구역이 아니다. 그리고 나는 원래 모태 길치다.     


청춘은 봄이요 봄은 꿈나라 언제나 즐거운 노래를 부릅

시다     


예산 넘어가는 언덕배기에 서울내과라고 있거등 거기로

가먼 되여. 엄니, 지난번 철물점처럼 지나치기 전에 미리

말씀을 해줘야여. 걱정도 팔자 잔말 말고 가시기나 허여

좀팽이 새가슴 같은 늠     


진달래가 생긋 웃는 봄봄 청춘은 싱글벙글 윙크하는 봄봄

봄봄봄봄봄     


합덕 읍내 지나 예산 넘어가는 언덕배기 다 오르도록 엄니는

묵묵부답 묵언수행 중이다. 끄덕끄덕 졸다 깨다 춘곤하다.     


아, 워디쯤이냐니께 예산 가는 길로 접어들었구먼. 뭐여,

이녀르 새끼 늙은이 심장 벌렁거리게 소리 지르기는 고향

길도 모르고 또 지났구먼.     


시냇가에 버들피리는 삘릴리리리리리 라라랄라 라라랄라

라라라 라라라 라라랄라 늴리리 봄봄 청춘은 봄이요 봄은

꿈나라*     


서울내과는 그만두고 내친김에 예산 구경이나 가볼까, 도

무지 엄니랑 어디 갈 때면 구시렁거리지 않을 때가 없다.          




*가수 김용만의 〈청춘의 꿈〉 중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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