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오토바이를 타는 걸 허락해요?

바이크를 안전하게 타야 하는 이유

by GTS

결혼 4년차인데, 오토바이를 탄다고 이야기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아내가 그걸 허락했냐고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오토바이는 사람들에게 목숨을 내놓고 즐기는 취미생활의 대명사로 취급된다.



사실을 말하자면, 내가 오토바이를 타는 것에 대해서 아내가 응원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애써 말리지 않고 있는 것은 나의 오토바이 타는 습관이 어떠한지를 어느 정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연애 시절 아내에게 헬멧을 선물했다. 아내에게는 필요도 없는 헬멧이었으나, 일단 선물을 받으니 기분이 좋았는지, 함께 '라이딩 가자'는 내 부탁을 들어준 적이 있다. 아내는 쿠션이 부족한 탈 것에 장시간 앉아있는 것을 극도로 괴로워하는 사람이었다. 목적지인 충주에 도착한 후, 맛있게 식사를 한 후, 아내는 도저히 오토바이는 엉덩이가 아파서 못타겠다고 했다. 아내를 터미날에 데려다주고, 아내는 서울까지 고속버스로 오고, 나 혼자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온 것이 아내와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라이딩이었다.


그때 아내는 비록 엉덩이가 아팠지만, 오토바이를 탈 때 나를 꼼꼼히 관찰했던 거 같다. 나는 오토바이를 탈 때 속도를 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빠른 속도에 대한 로망같은 것이 전혀 없어서, 칼치기처럼 차선을 바꾸는 행위를 하지 않았고, 차량이 없는 시골 한적한 국도길에서 60km~70km 정도의 속도로 라이딩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시내에서 오토바이 타는 것을 싫어하고, 날씨가 추워도, 날씨가 더워도 오토바이를 타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1년에 많아야 오토바이 타는 횟수가 10회~20회 정도가 될 뿐이다. 아내는 안전하게 오토바이를 타는 남편의 취미 생활을 무작정 막는 것보다 이것을 용인해주고, 말잘듣는 남편으로 다루는 것을 택한 거 같다.


그래서 나는 결혼 4년차임에도 감히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일 수 있었다. 나는 이 취미 생활을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안전하게 탈 것이다. 물론 사고는 내 잘못이 아니더라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이기에, 오토바이를 안전하게 타기 위한 방법들을 지켜나가고, 또 배울 것이다.


우선, 나는 사람들과 함께 무리지어서 바이크를 타는 행위를 싫어한다. 여러 명이서 무리지어 바이크를 타는 모습을 보면, 거부감이 든다. 굳이 이 취미 생활을 사람들과 더불어할 필요를 못 느끼겠다. 그래서 나는 왠만하면 혼자서 라이딩을 한다. 그게 나는 재밌다. 내가 함께 라이딩을 한다면, 그 최대치는 2명이다. 가장 꿈꾸는 것은 모터싸이클 다이어리와 같은 경험이다. 아무도 없는 시골 길을 바이크 한 대로 달리며, 스쳐가는 풍경을 바람을 맞으며 만끽하고, 바이크가 정차한 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다시 출발하는... 언젠가 체게바라처럼 남미를 오토바이를 타고 횡단하게 될 순간을 열망하고 있다. 그래서 오토바이를 안전하게 오래 타야 한다.


빠른 속도를 즐기지도 않지만, 혹시 그러고 싶을 충동이 생길 수 있다. 나는 나를 믿지 않는다. 그렇다면 상황을 잘 설계해야 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속도를 내기 힘든 바이크를 선택했다. 바이크는 맞바람을 심하게 받는 아메리칸스타일의 미들스텝 형식의 '할리데이비슨'이다. 미들스텝이라 함은 발을 중간 쪽으로 내려서 탈 수 있는 바이크로, 자연스럽게 상체가 잔뜩 세우게 되어서 빠른 속도를 내기가 불편한 기종을 뜻한다. 나는 이 바이크를 택한 이후로 과속을 해본 적이 없다.

좌: 포워드스텝, 중: 미들스텝, 우: 백스텝


추위를 싫어해서 오랫동안 바이크를 타지 않았다. 이제 봄도 왔고, 안전하게 바이크를 타보리라. 이번주나 다음주 주말에 강원도를 달려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내님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이번주, 다음주 정성을 다해서 잘 해보자. 주차장의 바이크가 달리고 싶다고 아우성하는 거 같다.


장모님께서 오실 때마다 오토바이를 이제 처분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신다. 죄송합니다. 장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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