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년차에 아이가 24개월이다. 아이는 너무도 예쁘지만, 현실에서 힘듦은 동반된다. 그래서 주말에 자리를 비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일이 들어와도 그 시간에는 거절하고 있는데, 오토바이라니 말도 안되는 일이다. 이렇게 물었을 때의 아내의 표정은 얼마나 무서울까? 처음부터 물어볼 생각을 한 적이 없고, 실제로 물어본 적도 없다. 가능한 것은 아이가 어린이집을 갔을 무렵,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의 딱 그 시간만이 가능할 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내에게 물었다. 나름의 사정이 있었지만, 떨렸다.
"나 4월 11일 목요일에 출발해서 다음날까지 바이크를 타고 와도 돼?"
"1박 2일로? 꼭 1박 2일로 가야 해?"
다행히 아내가 처음부터 정색하지는 않았다.
"그게 O민이가 오토바이 여행을 가자고 연락을 해왔는데, 카톡을 이렇게 보냈네."
아내에게 카톡을 보여줬다.
"1박 2일로 바이크 여행 갈 수 있나? 마지막일지 모를 바이크 여행이야."
아내가 물었다.
"O민씨, 아직 투병 중이지?"
"응. 아직 치료 중이야. 뜬금 없이 이런 문자를 보내서..."
O민이는 현재 암 투병 중이다. 잘 회복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런 연락을 하다니.
아내는 고민하더니, 답을 했다.
"다녀와. 집 걱정은 하지 말고. O민씨와 즐겁게 시간 보내고 와."
그렇게 결혼 이후 처음으로 1박 2일 오토바이 여행을 다녀오는 것을 허락받게 되었다.
오토바이 여행을 허락받은 소식을 친구에게 알렸다. 친구도 설레한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오토바이 여행 일정을 협의하기 위해 북악산 팔각정으로 향했다. 북악산 팔각정은 O민이와 나의 번개 장소이다. 우리는 서로 육아를 하고 있고, 2살 정도 터울의 아이들은 모두 어린이집에 등원하고 있다. 아이들을 등원시킨 후, 서로를 만나러 갔다.
바이크 타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시내 주행은 여전히 괴롭다. 그래도 팔각정까지 가면 괜찮아진다.
"어떻게 허락 받았어? 어렵지 않았어?"
"응, 나도 허락 못받을 줄 알았는데.... 다행이지. 너 몸은 어때?"
"요사이 컨디션이 안 좋았지만, 그래도 괜찮아졌어."
"그런데 왜 그런 문자를 보내?"
"뭘?"
"마지막 바이크 여행이라니..."
"아, 그거, 우리가 이제 아이도 있고 그러니까, 이렇게 오토바이 타고 1박 이상 하는 여행은 어려우니까, 이제 이런 건 마지막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야, 이 새끼야. 난 너 죽는다는 줄 알았잖아. 그래서 아내도 이 걸 허락한거고.."
"앗, 그건 아닌데. 그러면 사실대로 말할까?"
"..........."
"..........."
"그러면 못 가. 우리, 다녀 와서 말하자."
어쩌다 보니, 생긴 오해. 일부러 속일 생각은 아니었다고 합리화하면서, 일단은 1박 2일 오토바이 여행을 강행하기로 했다. 뭐... 가능하겠지. 여러모로 마지막 바이크 여행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