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타면 뭐가 좋아요? (1)

느슨한 연대감이 행복합니다.

by GTS

4월 11일(목)부터 12일(금)까지 결혼하고 나서

처음으로 1박 2일로 오토바이 여행을 다녀왔다.

올해는 더이상 바이크 여행은 어려울 것이기에,

이번 여행의 경험을

몇차례에 걸쳐 나눠서 작성해보려 한다.

나는 가정의 평화를 우선시하는 바이크 라이더이니까.


오전 수업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서둘러 복장을 챙기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라이트는 들어오지만, 시동이 걸리지는 않는다.

이미 준비한 점프 스타터를 사용하여 시동을 거니

문제 없이 웅장한 소리를 내며 작동한다.

주차장에 잠들어있던 오토바이도

달릴 줄 아는 친구였다.


친구를 만나서 무작정 이동을 한다.

1박의 장소도 정하지 않고 길을 떠났다.

일단, 서울을 벗어나

차량이 없는 한적한 곳으로 가자.

그리고 상황에 따라 이동 경로를 정하자.


첫번째로 가야할 곳은 있었다.

할리데이비슨 하남점.

1년에 1번 전국의 대표 할리 매장을 방문해서 스탬프를 받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거 같다.

여건상 이걸 완주할 수는 없겠지만,

시작만이라도 하자고 친구와 의기투합했다.



할리 데이비스 매장에 도착해서 수첩을 발급받고

'하남점'의 스탬프를 찍었다.

친구와 함께 도장을 찍고 있을 때,

또 다른 라이더들이 할리 매장을 방문했다.

그들의 수첩에는 여러 매장의 도장을 찍혀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일면식도 없는 사이지만

대단하다고 엄지척을 했다.

그들도 이제 막 시작하는 우리를

마음껏 응원해줬다.

서로 다시 볼 일은 없겠지만,

서로를 응원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았다.

이러한 느슨한 연대감이 나는 좋다.



할리 데이비슨 매장에 온 김에 바이크를 구경하다가 '한 바이크'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너무도 예쁜 붉은빗의 그 바이크는 나를 유혹했다.

그러나 그 가격표는 내 현실을 깨닫게 한다. 4천3백60만원

지금 타는 바이크를 더 많이 사랑하자.


하남점을 나오면서,

다음 매장에도 가볼까 고민을 했지만,

4년만에 허락받은 바이크 투어를 도장만 받으면서

다닐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도장은 하남점으로 만족하고,

우리는 차량이 없는 곳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한다.

그 장소는 홍천이었다.

날씨는 너무도 좋았고,

홍천으로 향하는 길도 라이딩하기에 딱이었다.

바이크 여행으로 하남-홍천을 추천한다.


좋은 날씨에 바이크를 타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취미로 바이크를 타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특이한 매너가 있다.

그것은 예전에 버스기사님들이

맞은편에 같은 차량 번호 기사님을 만나게 되면,

손을 들어 반가움을 표현하는 것처럼,

취미로 바이크를 타는 사람을 만나면,

손을 들어 아는 척을 하는 것이다.

이게 밖에서 보면,

서로 얼굴을 전부 가리고 있는데

어떻게 아는 사람을 만났는가 싶지만,

그냥 무조건 모르는 사람을 만난 것이고,

그냥 지나가면서 바이크 타는 사람을 만나면,

손을 들어 아는 척을 하고,

그렇게 스쳐 지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제법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나는 바이크를 탈 때,

이렇게 서로에게 아는 척 하는 시간이 참 좋다.

바이크를 타고 다니는 것이 주변 사람들에게 응원받는 취미생활은 아니다보니,

바이크를 타는 사람들은

서로를 응원하는 습관이 있는 거 같다.



또한 친구와 함께 바이크를 타더라도

결국 각자 바이크를 몰아야 한다.

함께 같은 여정을 가지만,

친구와 항상 거리감을 둔 채

스스로 이동을 해야 할 따름이다.

요즘에는 헬멧에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장치를 달기도 하지만,

우리는 오토바이를 탈 때,

서로에게 방해가 되는 것을 싫어해서

라이딩이 시작되면,

그냥 각자의 바이크 타기에 집중할 뿐이다.

그래도 우리는 함께 길을 달리고 있고,

같은 곳에서 멈춘다.

이러한 느슨한 연대가 나에게는 참 위로가 된다.


느슨한 연대감.

너무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으면,

오히려 힘들 때가 있다.

그렇다고 너무 자기 갈 길만 가면,

인간인지라 외로울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느슨한 연대감이 딱인데...

오토바이를 타고,

라이딩하기 좋은 길을 지나가다가

다른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에게서 느슨한 연대감을 느끼게 된다.

나는 이 경험이 참 좋다.


홍천의 숙소에 도착했다.

이 숙소는 개인적으로 조금 인연이 있다.

예전 대학원에서 심리학 공부를 할 때,

함께 다녔던 선생님께서 정년 퇴임을 하시고 운영하시는 곳이다.

거의 9년 만에 연락을 드렸는데,

나를 기억하시고 흔쾌히 맞아주셨다.

여기서 우리는 4년만의 회포를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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