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타면 뭐가 좋아요? (2)

남자들의 동경 어린 시선과 질문을 받게 됩니다.

by GTS
양평을 지나 홍천으로 가는 길. 매우 매우 추천하는 길이다.


지난 주에 1박 2일로

오토바이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평소보다 훨씬 더 가정에 충실하는 모드이다.

바이크 여행을 다녀온 다음날에는

온 가족과 함께 '롯데월드'를 다녀왔고,

일주일 내내 학원 수업 시간을 제외한

전 시간 동안 25개월 딸아이의 육아를 전담했으며,

오늘도 아이를 데리고 뽀로로파크를 방문해서

열심히 '바나나차차'를 함께 추다가 돌아왔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이번 주에 바이크를 탈 시간은 없었다.

가족의 평화가 더 소중하기에,

제 또 바이크를 타게 될지 모르겠다.

그래서 지난 주에 다녀왔던 사진들을 이용해서

오토바이를 타면 좋은 이유를 이어서 작성할 생각이다.

그전까지 이 공간은 오토바이를 타는 척 하는 인물의 오토바이 썰이 될 거 같다.


홍천의 한적한 도로에서 친구와 번갈아가며 서로의 모습을 촬영했다.


바이크를 타다 보면, 늘 경험하는 일이다.

신호 대기를 하기 위해 멈춰서 있으면,

옆 차선에 함께 대기하는 차에서 바이크를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창문을 내리고

본격적으로 쳐다보는 경우도 제법 많다.

내 친구나 나나

오토바이를 요란하게 타는 사람들이 아니기에,

우리를 쳐다보는 시선은 혐오나 비난은 아니었고,

십중팔구 부러움에 가까웠다.

그 시선에 담겨 있는 것이 과거에 대한 추억인지,

언제가 자신도 타보고 말겠다는

의지에 불타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오토바이를 쳐다보는 옆차선 자동차의 운전자들은

우리를 부러워하는 눈길로 한참을 쳐다보곤 한다.


일부는 그 짧은 시간에 묻기도 한다.

"그 오토바이 얼만가요? 아주 비싸죠?"

"아뇨, 선생님 차보다 훨씬 쌉니다."

이렇게 대답해도 잘 믿지를 않는 눈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질문한 사람들의 차가

내 바이크보다 훨씬 비싸다.


내 오토바이는 중고다.

10년 전에 할리데이비슨 중고를

커스텀해서 판매하는 바이크샵에서

1,700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최소 13년이 되었으니,

이제는 얼마나 더 싸졌는지 모르겠다.

10년 전, 1,700만원은

오토바이치고는 제법 비싼 편이겠으나,

할리데이비슨치고는

적당히 괜찮은 가격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차 가격에 비할 바가 아니다.

내게 부러움을 가득 품은 채,

질문하는 대부분의 남자 운전자들은

내 바이크보다 훨씬 비싼 차를 운행하면서,

그보다 훨씬 싼 바이크를 부러워하고 동경한다.


친구는 자신이 모든 차보다 비싼 금액을 주고 이번에 최고급 바이크를 샀다. 아내의 선물이었다고 한다. 오른쪽의 내 바이크에 비해 번쩍번쩍하다.


사람들은 가격 체계는 금액을 따지면서도,

대상의 특징에 따라

별도의 가격 기준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가령 5억 후반 정도하는 빌라를

빚없이 자가로 소유하고 있다고 하자.

그런데 이 사람이 의외로

7천만원 정도 하는 bmw 5시리즈를 타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경우가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5억 후반의 자산과 7천만원의 자산을 저울질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

그러나 인간의 심리는 그렇게 상식적이지가 않다.

집에 있어서 5억을 투자하는 것은

사람들 사이에서 일상적으로 있는 일이지만,

차에 7천만원을 투자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 아니라는 인식때문이다.

이래서 카푸어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겠지만.


오토바이도 그와 유사한 차원에서 생각해 보자.

현재 국산차를 사려고 해도

3천만원 후반 정도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런 차를 모는 사람들이

그 반도 안 되는 1,700만원 짜리

오토바이 타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

오토바이를 탈 때마다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아마도 사람들의 인식은, 그들의 상식은,

오토바이보다 차가 더 필수적이니까,

오토바이보다 자동차에 더 투자를 했을 것이고,

오토바이에 1,700만원 투자했다면,

자동차에는 훨씬 더 많은 금액을 투자했을 것이다라는 생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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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원인 중고차 코란도와 1700만원인 중고오토바이 할리데이비슨


실상을 말하자면,

10년 전에 나는

500만원짜리 중고 '코란도 소프트탑'을 타면서

1700만원짜리 '할리데이비슨'을 구매했다.

만약 이게 순서가 바뀌어서

1700만원짜리 중고차와 500만원짜리 바이크였다면 그냥 둘 다 애매했을 것이다.

그런데 500만원짜리 중고차와

1700만원짜리 바이크가 되고 나니,

차는 개성이 되었고, 바이크는 럭셔리가 되었다.

나는 바이크를 타고 운전을 할 때마다

수많은 좋은 차를 타는

수 많은 남자들의 동경 어린 시선을 받았다.

이건 그냥 바이크가 좋아서,

얼결에 그렇게 된 일이었지만,

나는 어느 정도 속물이라 그런지,

그런 시선이 좋았다.


그 경험이 내게 영향을 끼친 것인지 모르지만,

나는 내가 가진 모든 물건을

최상위 수준으로 구입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무엇인가 하나 만큼은

최고 수준으로 구입하려고 한다.

모든 것을 최상위 수준으로 구입하는 것은

내게 경제적인 부담을 지우지만

어떤 것 하나를 최상위 수준에 준하게

구입하는 것은 내가 감당할 만한 것이고,

그게 내게 제법 큰 만족을 준다는 것을

나는 바이크를 통해 경험했다.


물론 이건 카푸어가 되자라는 말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다 몰두하는

부동산같은 영역에서 럭셔리를 추구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다 몰두하는 자동차같은

영역에서 럭셔리를 추구하지 않고도,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나만의 영역에서

럭셔리를 추구해보는 것도

삶의 행복을 위해 한번 시도해볼만한 일이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그래서, 결론은 오토바이를 한번 타 봅시다.

천천히 타는 오토바이 참 좋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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