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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TS Apr 15. 2024

10th. 논어 - 공자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계속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 10. 논어 공자 

        

이번 책은 그 중요성으로 볼 때, 좀 더 일찍 소개했어야 하지만, 개인적인 망설임으로 뒤로 미뤄지게 된 책이다. 바로 [논어]이다.


[논어]처럼 많이 오해받고 있는 책도 없는 듯하다. 우리나라의 문제라고 했을 때, 항상 언급되는 항목이 있다면, '유교사상의 폐해'라는 항목일 것이다. 이 유교사상의 핵심 토대는 바로 '공자'라는 인물의 언행이기 때문에, 그 핵심 기록인 [논어]는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여러 문제들의 원흉으로 취급받기 일쑤다. 기독교 문화에서 성장했던 나라는 인간에게 [논어]에 대한 생각은 불호에 가까웠다.


더군다나 고전 문학을 전공한 사람이자 '논어 예찬자'였던 동료 선생은 말끝마다 '고전의 아름다움'을 달고 살면서, 이익보다는 진실을 위해 행동하는 선비인 척 행동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얼마나 참교사인지를 외부에 알리는 것'에만 집중했다. 학교에서 만났던 학생들의 다양한 사연들은 그에게는 흥미로운 고발거리가 될 뿐이었다. 나는 그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이 괴로웠다. 그 느낌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었다. 그는 내가 12년을 몸담은 교직을 떠난 이유 중의 하나이다. 그렇다보니, 그와 함께 연상되는 [논어]라는 책을 계속 밀어내려 하였다.


그래도 이제 [논어]를 언급해야 될 거 같다. 이 책이 얼마나 소중한 의미가 있는지를... 책이 문제가 아니라, 책을 이용해서 곡학아세했던 인간이 문제였던 것이니까.

     

[논어]는 공자의 삶과 말씀을 담은 짧은글들의 모음집이다. 한자로 된 원문을 읽을 실력은 안되어서, 우리말 번역본으로 읽었다. 처음 [논어]를 읽었을 때는 그다지 기대가 없었었다. 유명하기는 하지만,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많은 그런 평범하기 평범한 책이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이 강했다. 그런데 평범함 속에 인생을 아우르는 보배가 담겨 있었다. [논어]를 읽고, 인간 공자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공자의 삶과 그가 남긴 이야기들에 대해서 찾아 있다가, 30대의 나를 지탱해주었던 공자의 어록을 만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한 사람에게 모든 덕을 구하지 말라”이다.      


나는 참 열등감이 심하다. 그 열등감을 수업 현장에서도 매번 경험했다. 나는 왜 판서를 못할까. 나는 왜 이렇게 체계적이지 못할까. 나의 발성은 왜 이렇게 빠른가. 나는 아이들 왜 이토록이나 감정적으로 대하는가 등등... 부족한 것들이 너무도 많았다. 그럴 때 만난 이 글귀는 내 인생의 모토가 되었다. “한 사람에게 모든 덕을 구하지 마라.” 이 말을 나는 이렇게 이해를 했다. 한 사람에게는 그 사람에게 맞는 덕만 있으면 된다. 그러니 자신이 할 수 없는 모습이 되고자 애쓰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라. 그러면 된다. 한 사람에게는 하나의 덕만 구하면 된다. 그래서 그때부터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수업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다. 살다보니, 아주 멋진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러한 만남이 자칫 나의 열등감을 불러일으키게 될 때마다 이 말을 되내였다. “한 사람에게 모든 덕을 구하지 말라.”  

   

[논어]에 등장하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나는 온전히 공자의 이야기에만 집중했다. 그건 내게 인간 공자가 너무도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정확한 워딩이 생각나지는 않지만, 공자에 대해서 성의 문지기가 평가한 부분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공자? 그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계속 하는 사람” 성의 문지기가 공자의 깊이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지식의 깊은 수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자의 삶은 지켜볼 수 있었고, 그를 통해 그가 끝까지 추구했던 삶의 가치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에 대한 평가를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계속 하는 사람”이라고 내렸던 것인데, 그 평가가 너무도 멋지고 부러웠다. 누군가가 나에 대한 평가를 내릴 때, 그와 같은 평가를 내리게 된다면 영광스러울 거 같다. “유성호,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계속 하는 사람”      


논어를 통해 공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렵지 않고, 상식적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뻔했다. 그러나 진리는 어렵고 현란한 말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논어를 읽으며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상식적이고, 평범한 이야기들이 삶에서 온전히 녹아들었을 때에, 그 가르침은 울림이 되어 전달된다. 논어의 구절구절들을 반복해서 읽다보면, 어느 순간 필요한 때에 필요한 부분이 필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논어]에서..


* 군자는 말은 어눌해도 행동에는 민첩하다.

  (君子欲訥於言而敏於行 / 군자욕눌어언이민어행)      


*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나니 반드시 이웃이 있다.

  (德不孤 必有鄰 / 덕불고 필유린)


* 선비로서 편안한 처소를 그리워한다면 선비로 여길 수 없느니라.

  (士而懷居 不足以爲士矣 / 사이회거 부족이위사의)      


* 과오를 범하고 고치지 않는 자는 (또 다른) 과오를 범하고 있는 것이니라.

  (不而不改 是謂過矣 / 불이불개시위과의)      


* 군자는 말하고자 하는 바를 먼저 행하고, 그후에는 자신이 행함에 따라 말하느니라.

  (先行其言而後從之 / 선행기언이후종지)     


*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우니라.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 올바른 원칙을 알기만 하는 자는 그것을 사랑하는 자와 같지 않으니라.

  (知之者不如好之者 / 지지자불여호지자, 혹은 好之者不如樂之者 / 호지자불여낙지자)      


* (젊은) 후학들을 존중하라. 그들의 미래가 우리의 현재와 같지 않을지 어찌 아는가?

   (後生可畏 焉知來者之不如今也 / 후생가외 언지래자지불여금야)      


* 군자는 세상에서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이 없이 오직 옳은 것을 따를 뿐이다.  

  (君子之於天下也 無適也 無莫也 義之與比 / 군자지어천하야 무적야 무모야 의지여비)    

  

* 나는 앎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다. 옛 것을 좋아해 그것으로 부지런히 탐구해 온 사람이다.

   (我非生而知之者好古敏以求之者也/ 아비생이지지자 호고민이구지자야.)      


* 지위가 없는 것을 걱정하지 말 것이니, 그 직책을 맡을만한 실력이 없음을 걱정할 뿐이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 것이며, 다른 사람들이 자기의 본바탕을 알아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으니라.

  (不患無位 患所以立 不患莫己知 求爲可知也 / 불환무위 환소이립 불환막기지 구위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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