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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약돌 Apr 09. 2024

13화. 거꾸로 본 풍경

12. The hanged man

  ‘살람바 시르사아사나(Salamba sirsa asana)​’는 요가의 한 자세로, 머리로 몸을 지탱하는 자세 즉, 물구나무선 자세를 말합니다.

이것은 전신 근력을 사용하는 자세로 요가에서도 상위 난이도 동작에 속한다고 합니다. 물구나무를 서는 것만으로도 코어 근육은 물론 전신 근육을 단련할 수 있으며, 혈액 순환을 돕고, 노폐물을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탈모 완화 및 스트레스 해소에도 효과가 탁월하다고 하니 여건만 된다면 꾸준히 하고 싶은 운동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놀고는 했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머리를 아래에 둘 일이 통 없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그렇고, 비유적으로도 그렇습니다. 어쨌든, 철봉에 매달린 어린 시절을 떠올리자니 그 시절, 거꾸로 보았던 풍경이 언뜻 생각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것이 편집된 기억 속에 남은 이미지나 그 인상에 불과하더라도 말이지요. 피가 얼굴로 몰리는 느낌과 조금 불편한 호흡, 거꾸로 서 있는 친구들... 내 몸이 마치 마당에 널린 빨래처럼 흔들리는 편안함!  하지만 지금은 소파에 의존해서 물구나무 흉내만 내어도 어지러움이 밀려옵니다. 이제는 나의 주관과 경험에 의한 ‘내 시각’이 아니고, ‘다른 시각’에서 보는 것이 불편하고 어려운 것처럼요. 어쩌면 굳어가는 것은 몸이 아니라 마음인지도 모릅니다.

어떤 것은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사진처럼요.


  

  오늘의 카드는  12번 ‘매달린 사람’입니다. 11번 스스로의 삶과 가치에 정의의 심판을 내린 후 잠잠히 침잠하는 모습이지요. 숫자를 1과 2로 나누어서 생각해 보면, 1은 마법사 2는 여사제였습니다. 세상적인 것과 내면적인 것의 통합을 이루어내는 12번 카드는 그 과정을 위해 스스로를 묶어둡니다.

  묶인 사람의 표정은 침착합니다. 그 뒤로는 마치 명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성스러움의 후광이 있지요. 이 모습으로 그는 지금 육체는 묶여있고, 자유롭지 못할지언정 그 시간에 좌절하지 않고 기회로 삼아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듯 보입니다. 거기에는 어떠한 저항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 카드는 언뜻 부정적으로 느껴지기 쉽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사람처럼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하는 내담자에게는 특히 그렇지요. 하지만, 상담을 하다 보면 쉼표가 필요할 때를 놓치는 경우를 종종 만나곤 합니다. 매달린 사람은 우리에게 필요한 이 ‘쉼표’를 놓치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멈춤, 과도기, 희생적 상황에 놓여있지만 이는 삶을 무르익게 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음악에 쉼표가 없다면 연주하는 이도, 듣는 이도 숨가뿔 수 밖에 없고, 공백 없는 대화에 깊은 생각이 머물기 어려운 것처럼요.

  또한, 매달린 그의 시선이 정반대가 되어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다른 각도로 한 발 물러나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의미이지요.

  정말 일이 잘 풀릴 때도, 아니면 잘 풀리던 것이 한순간 사라졌을 때도 나아가고 싶은 마음을 묶어두고 잠깐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지금 제게 필요한 말 같아요.) 그것이 육체적인 것일 수도 있고, 정신적인 것일 수도 있고, 어쩌면 일의 방향일 수도 있습니다. 알아채기만 한다면, 분명 더 좋은 길이 보이겠지요.



    

오늘의 주제를 생각하다 보니, ‘잘 쉬는 방법’이 궁금해졌습니다. 알게 된 내용을 간단히 공유합니다.


1. 멍 때리기

  아무것도 없는 창밖을, 하늘을, 혹은 천장 벽지를 보며 사고가 제멋대로 흐르게 하는 것이다. 이 시간에 뇌는 비로소 휴식을 취하고 생각을 재정비한다. 칸트, 베토벤, 뉴턴은 산책을 통해 머리를 비웠고, 투자의 신 워런버핏은 멍하니 천장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멍하게 있는 동안 사고가 흘러가다 닿는 곳에서 우리는 휴식과 새로운 창의적인 에너지를 찾는다.

2. 움직이기

  일명 ‘해피니스 호르몬(happiness hormone)’이라고도 불리는 세로토닌은 사람의 기분과 수면, 근력에 작용할 뿐만 아니라 기억력, 학습력 그리고 사고기능과도 관계한다. 이 세로토닌은 가볍게 몸을 움직이고 있을 때 보다 잘 분비된다. 복잡한 업무와 인간관계 속에서 머리가 아파올 때는 잠시 멈추고 맨손 체조나 산책 등 가볍게 몸을 움직여 보자.

3. 능동적인 여가 활동

  오티움(라틴어) "내 영혼에 기쁨을 주는 능동적 여가 활동"이라는 개념이 있더군요. 저서의 제목도 같습니다. 영혼에게 쉼을 주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쉼과 멈춤은 단순한 동작과 행동이 아닙니다.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방식을 찾아야 하고, 공부해야 얻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과제입니다.

[참고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피로과잉 시대, 잘 쉬는 것도 능력 (정신이 건강해야 삶이 행복합니다, HIDOC) , 오티움 서적 설명



                  

                                                         매달린 사람: 멈춤, 과도기, 발상의 전환, 희생 / (역) 노력하지 않음, 이기적, 열매 없는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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