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래된만년필 Oct 02. 2024

프랑크푸르트, 그리고 귀국

터키-발칸반도 여행기(17)


이번 여행 마지막 도시는 오랜기간 체류해서 잘 아는 프랑크푸르트로 정했다. 익숙한 공간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다가 귀국할 생각이다. 시간이 매우 많고 49유로 도이칠란드 티켓을 구입했기때문에 ICE같은 고속열차를 타지 않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RE기차를 여러번 갈아타고 이동했다. 독일은 이 기차요금제를 활용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이동권을 확보할 수 있는데 DB Navigator라는 앱에서 필터로 무료로 이용가능한 열차들만 필터해서 찾을 수 있다.

평일 낮시간임에도 이용객이 많고 독일 기차의 특성상 갑자기 탑승 플랫폼이 바뀌는 등 변수가 있지만 여러가지를 고려해도 여행자에게 매우 좋은 제도임은 분명하다. 장시간 기차를 타는데 짐이 많아서 조금 불편했다. 무거운 짐을 들고 연착된 기차 스케쥴을 맞추기위해 뛰어다니는건 혼자서는 할 법 한데 다른사람 몫까지 내가 챙기려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억이 남는 활동은 두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오랜기간 단주중이었기때문에 무알콜 맥주와 와인에 대한 니즈가 있었는데, 독일 무알콜와인은 꽤 맛있던것으로 기억이 나서 내가 기억하는 Carl Jung이라는 와인을 꼭 마시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마트를 여러군데 돌아 결국에는 칼융 와인을 찾았는데 실제로 맛봐보니 내가 생각했던 그맛이 아니었다.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덕분에 이걸 한국까지 사서 가겠다는 계획이 무너져 짐이 가벼워졌다. 독일은 무알콜와인도 맛있다며 입이마르게 칭찬했었는데 많이 아쉽게 되었다.

두 번째는 독일식 사우나를 방문한 일이다. 전에도 Wiesbaden과 오스트리아 Innsbruck에서 다녀온 적은 있지만 그땐 뜨거운 탕에 들어가는것과 독일식 혼탕문화가 궁금했던게 컸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건식/습식 사우나가 메인이었는데 매 시간마다 사우나 직원이 들어와서 아로마 오일같은것으로 방 전체를 향으로 가득채우고 습기를 많이 만들어서 부채질을 해주는 서비스를 해줬다. 뜨거운 증기가 호흡기로 바로 들어오니 사람들이 헉헉거리는게 들려서 재미있었다. 독일식 사우나가 궁금한 사람들은 체험해보길 추천한다.

출처 : 비즈한국

사람들이 많이들 궁금해하는 남녀혼탕은 사실은 별 건 없다. 막상 들어가면 남자인지 여자인지 별로 신경 안쓰이고 다른사람 시선 신경쓰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상당히 좋다. 탕 안에 앉아서는 한국에도 독일식 사우나 사업을 멤버십제도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살짝 해봤다. 아마 여러 제도로 인해 쉽지 않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흘간 프랑크푸르트에서 푹 휴식하고 일년간 다섯번이나 왔던 공항에 다시 왔다. 어디서 시작해 어디서 끝날지 전혀 가늠이 안되었던 이 여행이 이렇게 끝나간다. 돌아가는 비행기는 올때 비행기보다 편서풍의 영향을 받아 더 금방 간다.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대화를 하고 많은것을 생각하게 한 이번 여행,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다음편에서 적고 여행기를 마무리하려 한다.


이전 16화 축구도시 도르트문트와 유로2024 결승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