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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래된만년필 Sep 03. 2024

예쁜 열기구 가득, 카파도키아

터키-발칸반도 여행기(3)

    이스탄불에서 카파도키아지역으로의 이동은 항공편으로 선택했다. 야간버스를 고려했지만 여행초반부터 피로도를 상당히 올리는 선택을 하고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괴레메, 네브셰히르 공항으로 향하며 터키 자연환경에 여러번 놀랐다. 비행기 창가에서 본 소금사막은 비현실적이고 매우 아름다웠지만 예고편정도에 불과했으며 착륙하자마자 펼쳐진 기암괴석들의 모습은 생전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나중에 형성과정을 듣고 머리로는 어떻게 된 것인지 이해했지만, 마음으로는 크기에 압도되어 놀라울 뿐이었다. 공항에서 이지역 거점인 괴레메 지역까지는 차로 한시간가량 걸리는 꽤 먼 거리였다. 예약한 호텔을 통해 보통 픽업서비스를 활용한다기에 그렇게 이동했는데 가는동안 창가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 지역은 자연 형성된 동굴을 개조해서 만든 Cave hotel이 유명한데 비싼 가격이지만 언제 이런 체험 해보겠냐는 호기심에 예약을 해두었다. 한낮에 사막처럼 뜨거운 지면과 달리 동굴안은 매우 시원하기 때문에 호텔에 입실해보니 왜 이런 주거방식을 선택했는지 이해가 됐다. 다만 일몰 후 일출 전까지는 실내가 매우 습해 쾌적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여행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는 체험삼아 1박정도 해보길 권하고 싶고, 모든 일정을 동굴호텔에서 체류하는것은 피하라고 이야기해주고싶다.


    카파도키아 지역 여행은 한정된 시간동안 전라북도 정도의 면적의 여행지를 다뤄야 하기에 여행사 투어가 발달했고 이를 이용하지 않고는 커버하기가 어렵다. 숙소에 도착하고 호텔에서 운영/중개하는 투어 상품들의 가격을 문의하고나서 한인이 운영하는 여행사의 상품들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고 그쪽에서 예약을 했다. 코스에 따라 Red, Green 등 색깔 투어가 있고 하이라이트인 Balloon 투어가 있는데 정찰제인 색깔투어와 달리 열기구는 기상 상황에 따라 가능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가격이 ’싯가‘였다. 바로 다음날은 예약을 받지 않는 이곳 여행사 특성상 여행 3일차에 열기구투어를 배치하고 2일째에 레드투어를 예약했다. 전략상품으로 보이는 Rose Valley Sunset Tour를 서비스로 제공해줘서 이것까지 2일차 일정에 넣고 카파도키아 여행 일정 계획을 마무리지었다.


    둘째날 호텔 조식으로 아침을 열고 레드투어에 참여했다. 아침9시경 출발해 오후5시쯤 돌아오는 Full-day 일정으로 둘러보는 관광지가 꽤나 많았다. 괴레메 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파노라마 포인트 전망대에서 시작해 전쟁과 탄압을 막기위해 지하에 건설한 데린쿠유 지하도시. 그리고 계속을 따라 걷는 트레킹 코스들을 포함했다. 인상깊었던 지하도시들은 규모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크고 그 수도 매우 많다는 점이었다. 신념을 지키기 위해 또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살고자 하는 욕망이 이렇게 발현되었구나 생각하니 인간의 의지는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돌아와 간단히 식사를 하고 Rose Valley 선셋 투어에 참여했다. 사진을 남기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해주고 싶었다. 한국어를 구사하는 현지인 가이드들은 함께하는 시간을 꽤나 유쾌하게 만들어줬으며 많이 찍어봐서 그런지 멋진 사진구도를 가진 곳에서 꽤나 사진을 잘 찍어줬다. 앞으로 몇년뒤에는 이 상품이 꽤나 유명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일차와 4일차 일정은 열기구위주로 구성했는데 하루는 열기구를 탑승하고 하루는 언덕에서 바라보며 감상하는 일정으로 잡았다. 둘 다 체험해보니 그 가치와 장단점을 비교해 볼 수 있었는데 사진을 남기고자 한다면 언덕에서 바라보는것도 훌륭하다고 느꼈다. 다만 직접 해보는 체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직접 벌룬투어에 참여해 열기구위에서 이 경이로운 지역을 밑으로 바라보는 경험을 해보는것도 좋다고 생각한다.열기구 탑승 투어는 기상상태에 영향을 받는 특성상 가능한 날이 정해져있는데 전적으로 무작위이다. 이에따라 가격도 앞에 며칠동안 열기구가 뜨지 못했다면 그 다음 일정들은 경매하듯 가격이 올라가는 시스템이다. 나는 일정 중 날씨가 좋아 150USD정도에 탑승할 수 있었는데 예산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결정하면 될 요소라고 생각했다.

    열기구는 생각보다 매우 컸고 그 큰 열기구들 백여개가 동시에 하늘을 장식하는 모습이 매우 아름다웠다. 건축물을 보는 것 외에 인간이 만든 것들에 대해 감동받을 일이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런면에서 카파도키아 열기구 여행은 여행 Checklist에 담아두어도 될 만한 훌륭한 여행 상품이다. 다만 나중에 세르비아에서 만난 터키-아제르바이잔 혼혈 친구 말로는 터키사람들 가격과 관광객들 가격이 다르다고 하는데, 알면 스트레스받으니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불하고 즐기는게 마음이 편한것 같다.



    4일동안 터키 중부 카파도키아 일정을 마치고 항공편으로 다시 이스탄불로 향했다. 효율을 생각하면 이 지역에서 터키 남부지역으로 야간버스를 이용해 이동하는것이 좋았겠지만 피로도 관리를 위해 며칠 수도에서 쉬기로 결정했다. 강조해서 이야기하고싶은 부분은 동굴 호텔은 습기때문에 쾌적함과는 거리가 머니 꼭 참고해서 숙박 계획을 세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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