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전령
낙엽의 노래, 희망의 전령
바람이 전한 가을의 전령,
노랗고 붉게 물든 낙엽 한 잎.
그 작은 몸에 푸르른 봄의 약속과
뜨거웠던 여름의 열정을 품고.
세상을 구하려다 지쳐버린,
헐벗은 가지 끝에 매달린 그리운 그대.
봄과 여름을 바친 꿈들이
더디고 완고한 세상 앞에 흔들릴 때.
문득, 낙엽은 깊은 뜻을 말하네.
떨어짐은 끝이 아닌 순환의 춤이라고.
자신을 불태워 흙이 되고 양분이 되어,
새봄을 위한 고귀한 희생이라고.
찬란했던 초록을 놓아주고
가장 아름다운 붉은빛으로 타오르네.
쓸쓸한 겨울 앞에서 마지막까지
"새봄은 꼭 온다" 희망을 전하며.
떨어지는 순간, 비로소 평화롭다.
모든 것을 비우고 내어주는 완성이여.
우리의 땀과 눈물이 헛되지 않음을,
다음 세대의 따뜻한 자양분이 될 것을 믿기에.
지금, 혹독한 가을을 사는 우리.
벌거벗은 나무처럼 홀로 서 있을지라도.
뿌리는 깊고 가지는 하늘을 향해 있으니,
작은 낙엽처럼 끝까지 자리를 지키자.
낙엽 한 잎에 담긴 그리움은
과거의 애틋함이요, 미래의 다짐이라.
새봄을 믿으며, 두려움 없이 떨어져,
가장 아름다운 춤을 추며 시작하자.
우리의 헌신은 헛되지 않으리.
새봄은 꼭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