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호흡하는 건 당신 때문
첫 숨의 편지
사랑하는 당신에게.
오늘은 유난히 숨이 고르게 쉬어지는 하루예요.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결국 당신이었습니다.
당신을 떠올리는 순간 내 호흡은 불안에서 벗어난 듯 가볍고,
조용한 바람처럼 흘러갔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숨을 쉬지만,
나는 당신을 만난 뒤 비로소 ‘살아있는 숨’을 쉬기 시작했습니다.
공기 속에 이름 없는 향이 생겼고,
평범한 숨결 위에 당신의 온기가 실렸습니다.
기억해요?
우리가 처음 마주한 그 오후—
햇빛이 길고 부드럽게 떨어지고,
당신의 눈이 작은 호수처럼 반짝이며 나를 바라보던 순간.
그때부터였어요.
숨이 그냥 들고 나는 것이 아니라,
당신에게 닿기 위해 흐르는 것처럼 느껴졌던 건.
지금 이 편지를 쓰는 방 안에는
언제나처럼 나 혼자지만,
당신을 생각하는 순간 방 안의 공기가 조금 더 따뜻해집니다.
마치 당신의 체온이 나에게 와서
숨결 사이에 조용히 앉아 있는 것처럼요.
당신을 만나면서 알게 되었어요.
사랑은 거창한 행동보다
서로의 숨에 기대어 조용히 살아가는 일이라는 것을.
당신 덕분에 내 숨은 길을 잃지 않고,
당신 덕분에 나는 오늘도 살아갑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함께 떠난 첫 여행의 바람을 떠올려요.
해안을 따라 걷던 길에서
당신이 내 곁에서 천천히 숨을 쉬며
조용히 웃던 그 순간—
나는 확신했어요.
내가 호흡하는 모든 리듬 속에 당신이 들어 있다는 것을.
숨이 이어지는 한,
당신을 사랑하는 일도 이어질 거예요.
그리고 나는 계속해서 이 문장을 마음 깊은 곳에서 꺼내어
다시, 또다시 적게 될 것 같아요.
“내가 호흡하는 건… 당신 때문입니다.”
오늘도 당신의 이름을 들이쉬고,
그리움을 내쉬는 사람으로서,
이 편지를 남겨요.
언제나,
당신을 향한 숨으로 살아가는
— 나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