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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서재 (58)

문이 열린날

by seungbum lee

“문… 정말 예쁘게 달렸네요.”

소연은 새로 연결된 공간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얀 나무 문에는 작은 창이 달려 있었고,

그 너머로 부드러운 햇살이 스며들고 있었다.



준혁은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이 문을 지나면,

조금 더 넓은 숨이 흐르겠지.”


그날, 책방엔 첫 손님이 두 공간을 오갔다.

“이쪽은 글을 읽기 좋은 분위기고,

저쪽은… 마음을 꺼내기 좋은 자리 같아요.”

그는 두 공간 사이에 앉아

조용히 책을 펼쳤다.




소연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문 하나로 연결된 공간이

이렇게 다른 감정을 품을 수 있다니…

신기하네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건 공간이 아니라,

너의 글이 만든 분위기야.

사람들이 그 문을 지나며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는 거지.”




그날 저녁, 두 사람은 문 앞에 작은 메모를 붙였다.


“이 문을 지나면,

당신의 마음이 조금 더 편안해지기를.”

밖은 가을의 바람이 조용히 불어오고 있었고,

책방 안엔 두 공간을 잇는 조용한 숨결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문이 열린 자리에서

서로의 마음을 다시 확인했고,

그 마음은 더 넓은 이야기를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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