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린날
“문… 정말 예쁘게 달렸네요.”
소연은 새로 연결된 공간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얀 나무 문에는 작은 창이 달려 있었고,
그 너머로 부드러운 햇살이 스며들고 있었다.
준혁은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이 문을 지나면,
조금 더 넓은 숨이 흐르겠지.”
그날, 책방엔 첫 손님이 두 공간을 오갔다.
“이쪽은 글을 읽기 좋은 분위기고,
저쪽은… 마음을 꺼내기 좋은 자리 같아요.”
그는 두 공간 사이에 앉아
조용히 책을 펼쳤다.
소연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문 하나로 연결된 공간이
이렇게 다른 감정을 품을 수 있다니…
신기하네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건 공간이 아니라,
너의 글이 만든 분위기야.
사람들이 그 문을 지나며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는 거지.”
그날 저녁, 두 사람은 문 앞에 작은 메모를 붙였다.
“이 문을 지나면,
당신의 마음이 조금 더 편안해지기를.”
밖은 가을의 바람이 조용히 불어오고 있었고,
책방 안엔 두 공간을 잇는 조용한 숨결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문이 열린 자리에서
서로의 마음을 다시 확인했고,
그 마음은 더 넓은 이야기를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