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매섭게 부는 어느 날.
김쿼카는 두 발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최근 들어 가장 추운 한파가 들이닥친 날 이 동물은 출근길에 올랐다. 벌써 두 달이 흘렀나 싶을 정도로 시간은 빨리 흘러간 것만 같았다.
이상하게 사무실 출근날은 날씨 운이 별로다. 비가 오거나 한파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왜 이러는 건지 의문만 가득. 꼭 출근길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달까
오늘도 사무실에 가장 먼저 도착한 동물은 불을 켜고 환기를 시키고자 잠깐 창문을 낑낑대며 열어본다.
“째깍째깍째깍, 지이이잉 지이이잉 ”
고요한 사무실에는 시계 소리와 전자 기기 소리만이 울린다. 눈을 멀뚱멀뚱 구르다 노곤함에 스르륵 눈을 감아본 동물.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화들짝 놀라며 사무실을 둘러보지만 이상하리만큼 사무실에 아무도 없었다. 가끔 지하철 파업이나 지연으로 늦을 때가 있기에 컴퓨터를 켜고 동료들을 기다려 보기로 했다.
째깍째깍 시계 초침은 계속 움직이고 그만큼 점점 뒷골이 서늘해져 간다. 아차 싶은 마음에 캘린더를 살펴본 쿼카. 출근날이 아니었다. 급하게 팀장님께 출근했다고 전화를 드리자 안타까워하시더니 미세하게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팀장님은 메신저 방에서 모든 동물에게 쿼카가 출근했다고 소식을 전했다. 이에 안쓰러워하는 반응과 함께 ㅋㅋㅋㅋㅋㅋㅋ만이 울려 퍼진다. 아침부터 동료에게 웃음을 줬다는 것에 애써 위안을 삼으며 동물은 사무실에서 홀로 일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