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아이는 참 밝고 씩씩하고, 공부도 열심히 했는데, 너무 안타깝네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학생이 될 때까지 학원을 오래 다녔던 H는 돌연 그만두었다.
잠수를 탄 것이다.
학생과 그 부모님, 가족 모두가 말이다.
그냥 돌연 사라진 것도 문제이지만, 대략 6개월 정도의 수강료와 교재비가 밀린 채로 말이다.
수강료가 조금씩 밀리는 현상은 어느 학원에나 있는, 그 학생수가 많거나 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드문 일도 아니다.
각자의 이유는 저마다, 가정마다 다르다.
장사를 하셔서 현금흐름이 일정치 않은 집.
분기별로, 본인이 내킬 때 현금 다발로 들고 와 결제를 하는 집.
그냥 건망증이 심하다는 이유로 결제를 1년에 두 어번에 한꺼번에 하는 집. (대학교인 줄...)
정말로 집안 살림이 빠듯해서, 학원비 결제는 가장 후순위에 두는 집.
오만가지 이유로 학원비 결제를 미루지만, 여행 갈 거 다 가고, (비싼 거) 먹을 거 다 먹는 집. (제일 별로)
어떤 집은 '아이고,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라는, 목숨을 건 다는 빈말 of 빈말을 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에 '지금 돈 없다고... 그래서 조금 더 기다려봐라'라고 배짱을 부리는 사람까지 다양하다.
그럼 학원비를 안 내는 학생은 그냥 자르거나 명단에서 뺀다고 하면 되지 않느냐라고들 한다.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그리고 솔직히, 학원비 수납 현황은 선생님들이 모르는 게 맞다고 본다.
총무과나 원장님도 답답한 마음에 수강료 미납 현황을 본인도 모르게 털어놓으시는 경우가 있다.
강사도 사람인지라, 색안경을 끼고 학생을 바라보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성적이 안 좋거나 수업 내용을 잘 못 따라오거나, 혹은 버르장머리 없게 굴면 드는 생각들은... '학원비나 제때 내지...'
물론 학생 잘못은 아니다.
열에 열은, 자기가 수강료가 밀렸는지도 모른다.
총무과는 매월 말 특정 학부모께 문자나 전화드리기가 매우 곤란하다.
"아... 네 어머님. 사정은 알겠으나 저희 원장님이 이번엔 너무 확고하셔서요. 빨리 좀 부탁드립니다."
총무님의 한숨은 더욱 깊어져 간다.
"내가 무슨 대부업자나 일수꾼도 아니고... 월말마다 이런 곤욕을 치러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