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의 난(亂)

by 이삼오

'아, 또 시작인가? 꼭 부부싸움 같네...'



원장님과 전 부원장이었던 키보드 형님이 이제는 다른 문제로 대립한다. 행정적인 것들이 해결이 되니 다른 쪽에서 빵빵 터진다. 수업과 학생 관리 내용이다.



원장님의 문책:


1. 수업 시간을 준수하세요.


2. 본인도 연주가 안 되는 어려운 곡을 학생에게 주면서 꾸짖지 마세요.


3. 수업 시간에 밖에 나와서 다른 거 (영화, 드라마, 예능 보기, 담배, 수다) 하지 마세요.


4. 수업 때 '수업'을 하세요. 본인 잡담만 계속하지 말고.


5. 못 한다고, 연습 안 한다고 너무 갈구지 마세요. (너도 안 하시잖아요)


6. 실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전공생들에게 허황된 희망을 심어주지 마세요. '나만 믿고 따르면 서울예대, 호원대 갈 수 있어.'


7. 본인 경력을 부풀리거나 거짓을 말하지 마세요.


8. 학생한테 잡일이나 심부름 시키지 마세요.


9. 혹시나 해서 인데... 여학생들에게 말, 행동 조심하세요.



키보드 형님의 반박:


1. 야! 내가 언제?


2. 야! 내가 언제?


3. 야! 내가 언제?


4. 야! 내가 언제?


5. 야! 내가 언제?


6. 야! 내가 언제?


7. 야! 내가 언제?


8. 야! 내가 언제?


9. 야! 내가 언제?




(키보드 형님과 담타 중)


"야, 나 도저히 안 되겠다. 쟤 잔소리 듣는 것도 한계다."



"네. 어떻게 하시려고요?"



"긴장해야 할 거야..."



"무슨 말입니까?"



"내 학원을 차려야겠어"



"아, 네..."



"별 반응이 없네?"



"제가 형님 보단 좀 어리고, 형님처럼 결혼도 안 했고 애도 없지만 할 말씀드려도 될까요?"



"어. 해봐."



"제발, 학원 하지 마세요."



"왜? 너도 긴장되냐? 야, 너 원하면 나한테 와서 레슨 뛰어."



"아니... 그게 아니라... 하아... 그냥 말아 드실 거 같아서 말리는 겁니다."



"너 비지 형님 기억하지? 그 형님 발 넓으신 거... 형님이랑 이미 얘기 중이고, 아마 조만간 여기로 아예 오실 거야."



"그 형님은 무슨 죄입니까? 여러 사람 인생 피곤하게 하시네요."



"뭐?! 참... 어이가 없네. 난 너한테도 기회 줬다. 기억해라."



(노답이네...)




위에 있었던 부부싸움 같은 내용은 수 주 째 반복이다. 원장님은 정말 어떻게든 이 관계를 다시 봉합하시고 싶어 한다. 그런데 나 포함 다른 이들이 봤을 때 이미 요르단 강을 건너갔다.




(원장님은 술을 거의 안 드신다. 소주 한 잔 중이다)



"야. 어떻게 할까?"



"두 분 관계도 알지만, 그냥 갈라서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 인간 형수님이나, 누님이나 부모님도 너무 좋으시고 나한테 잘해 주셨고..."



"... 그러나 그분은 형한테 폐만 끼치네요..."



"그래. 더 이상 안 되겠어."






키보드 형님은 슬슬 작업을 시작했다. 무슨 작업? 과목을 불문하고 학원에서 제일 양아치 짓, 하지만 결국 당하는 놈이 병신 되는 '원생 빼가기 작업'이다.



원장님은 알고 계셨다. 별로 개의치 않으셨다. 이미 민심을 많이 잃은 자가 뭘 모르고 벌이는 일이라... 오히려 애처롭다고나 할까? 정말 본인은 자기가 작업 중 인걸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진짜 본인을 따라서 갈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을 한 것일까?






얼마 후 이제 아예 당당히 대놓고 학원에서 시끄럽게 얘기하고 다닌다.



"내 학원 이제 인테리어 작업 끝나간다. 선생님 섭외도 마쳤고 학생들도 제법 모였다. 올 사람은 오세요~"






여학생 두 명이 따라갔나...? 이유는? 예뻐해 준다고. 굳이 잡지는 않았다. 너희 들이 부모님과 상의 끝에 내린 결정이니 가서 잘하라고 전했다.



그렇게 씁쓸하게 키보드 형님과 빠이빠이를 했다.



학원 분위기는? 예전과 같거나 더 좋거나. 원생들이 하나 같이 키보드 형님의 만행을 토로한다. 굳이 안 들어도 다 아는 내용이라 놀랍지도 않다.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지라, 그분 께서 우리 욕을 엄청 하고 다닌다더라... 뭐, 별로 신경 안 쓰인다. 실력 없고 입만 살아 있으면 밑천 다 드러나는 건 시간문제니까.






이 모든걸 떠나서, 당분간 실용음악 학원과 대학 실용음악과는 유래없는 황금기에 돌입하게 된다.




슈퍼스타K의 막이 올랐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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