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
이번 글은 아래 글과 이어지는 내용이니, 아직 아래 글을 읽지 않았다면 먼저 읽고 돌아와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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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지부 활동을 하면서 인터뷰를 총 2개 진행했는데, 교지 기획 단계부터 준비했던 '학생회장단 인터뷰'와 달리 새로 부임해 오신 '교장 선생님 인터뷰'는 교지부 활동 중간에 투입되었다. 준비 기간이 달르고, 인터뷰 대상이 다르다 보니 두 인터뷰 모두 각자의 색이 뚜렷했기에 두 인터뷰 모두 내게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드디어 교지부를 향한 내 낭만을 실현하는 순간이었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 2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한 차례 서면 인터뷰를 거쳐 정보를 받고 마지막으로 대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 둘째, 미리 인터뷰 질문을 전달하여 서면 인터뷰를 거치지 않고 시작 단계부터 대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 학생회장단 인터뷰는 전자, 교장 선생님 인터뷰는 후자로 진행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는데, 우선, 시간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었다. 학생회장단 인터뷰의 경우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에 한 차례 답변을 받고 그 답변을 토대로 질문을 만들 수 있었지만, 교장 선생님 인터뷰의 경우에는 그것이 불가능했다.
두 번째로, 인터뷰 의의가 달랐기 때문이다. 학생회장단 인터뷰의 경우에는 '학생회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 알리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인터뷰를 하기 전 '학생회'와 '학생회장단'에 대해서 알아야만 했다. (예를 들어, 학생회의 부서는 각각 어떤 일을 하는지, 학생회장단의 공약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하지만, 교장 선생님 인터뷰의 경우 '선생님께 학교를 소개하고, 또 선생님을 학교에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즉, '교장 선생님께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에 대해 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란 의미이다. 이러한 이유로 선생님께 (선생님께서도 답변을 생각할 시간이 있어야 하니,) 미리 '질문'을 전달한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1. 학생회장단 인터뷰
초등학교와 다르게 '학생회'의 무게가 무거워지는 것이 바로 중학교와 고등학교이다. 특히 고등학교는 중학교와 달리 학교의 활동을 더 조직적으로 구성하고 다양하게 꾸려나가야 하기 때문에, 더 막중한 무게를 진다. (예를 들어본다면? 선생님들의 진행으로 이루어지던 체육대회, 축제 같은 행사가 학생회의 진행으로 이루어진다.) 이렇듯 학교의 다양한 행사를 주최하고 진행하는 학생회는 맡은 업무에 비해서 학생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우선 선발 동아리와 마찬가지로 '면접'을 합격해야만 하는 학생회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몰라서 부담스럽고 도전하기에는 또 버거운 그런 존재다. 이 면접만 합격한다면 다양한 특권을 갖고 (ex. 봉사 활동 시간, 생활 기록부 등) 학생회로서 의무를 져야 한다. 하지만 '권리'가 아닌 이 '특권'이 학생들에게는 시도조차 어려운 과정일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고, 학생회가 학생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교지부는 '학생회장단' 인터뷰를 하기로 결정했다. 새로 합격할 1학년들에게는 우리가 갖지 못했던 다양한 정보와 따뜻한 격려를 보내주자는 것이었다.
학생회장단 1차 서면 인터뷰는 '학생회'와 '학생회장단' 두 구역으로 나누어 질문을 준비했다. '학생회는 어떻게 구성되나요?' '학생회장단은 무슨 일을 하나요?'가 가장 큰 주제 질문이었다.
질문은 팀원 각자 학생회장단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작성한 후, 모든 질문을 모아 합본을 만든다. 그 후 비슷한 결의 질문끼리 정리한 후 질문을 합치거나 삭제하며 질문의 개수를 정한다. 그 후 '서면 인터뷰' 용 질문과 '대면 인터뷰' 용 질문을 구분해야 한다. 대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서 꼭 알아야 할 정보를 묻는 질문이라면 서면 인터뷰 쪽으로, 학생들의 흥미를 끌기 위한 질문이라면 대면 인터뷰 쪽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모든 질문이 준비되었다면 어투를 다듬고 마감일 고지와 함께 전달하면 된다. 덧붙여 서면 인터뷰가 끝난 후 얻은 답변을 통해 대면 인터뷰를 보완한다면 그 순간 대면 인터뷰 준비가 모두 끝난 것이다.
학생회장단 인터뷰 팀은 총 3명으로 부장 선배와, 친구 그리고 나였다. 학생회장단 분들과 친분이 있는 선배님의 주도로 인터뷰는 진행되었으며 나와 친구가 번갈아가며 '기록'과 '질문'을 담당하기로 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녹음'하는 행은 양해를 구한다면 모두 가능한 일이지만, 그 녹음을 다시 들으면서 기사로 옮기는 것이 더 귀찮고 어려운 일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하는 동안 녹음과 기록을 동시에 해야 한다.
나는 주로 질문이 아닌 기록을 담당했는데 몇 가지 팁을 주자면 답변을 쓰는 동안에는 '통일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서 학생회장, 2학년 학생부회장, 1학년 학생부회장과 인터뷰를 한다면 저 순서대로 답변을 적는 것이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는 기록하는 것을 기다려 줄 시간이 없으니 일일이 '학생회장: ~~' '2학년 학생부회장: ~~'와 같이 쓸 수 없다. 자신만의 순서를 정한다면 이름/직함이 적히지 않더라도 누가 답변했는지 헷갈릴 일이 없을 것이다. 두 번째로 말투를 그대로 옮기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간단하고 간략하게 간추려서 써야 흐름을 끊지 않고 이어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질문을 찾으려 헤매지 말고 직접 질문과 답변을 써야 한다. 대면 인터뷰를 하면서 유의해야 하는 점은 질문이 자신이 원하는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간중간 아예 새로운 질문이 추가되기도 하고 일부러 질문 순서를 바꾸기도 한다. 그런 와중에는 자신이 직접 질문 요약해서 쓰고 답변을 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2. 교장 선생님 인터뷰
교장 선생님이 새로 부임해 오셨다.
교지부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서둘러서 질문을 만들고 팀을 꾸려야만 했다.
교장 선생님 인터뷰는 학생회장단 인터뷰와 다를 바 없이 진행되었지만, 서면 인터뷰가 없다는 것은 많이 부담스러웠다. 무엇 하나 알 지를 못하니 인터뷰 당일 계속 심장을 부여잡아야만 했다. 그나마 '학생'에게 부담스럽지 않고 친숙한 분위기를 띄는 '학생회실'과 다르게 교장실은 의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위풍당당함을 느낄 수 있다. 교장 선생님은 인자하게 웃으시며 음료수와 과자로 우리를 맞이해 주셨다.
질문을 미리 전한 덕에 답변과 추가 질문은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선생님의 취미 생활인 사진도 구경할 수 있었고, 여행을 다녀온 사진이나 직접 쓴 글을 볼 수도 있었다.
겨우 한 살 차이지만 '선후배'라는 이름 아래 무언의 벽이 있었던 학생회장단 인터뷰와 달리 '어른'과 '아이',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로서 진행했던 인터뷰는 오히려 따스함이 느껴졌다. (학생회장단 인터뷰가 차가웠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지울 수 없는 어려움과 딱함이 있었다.) 우리 학교와 학생을 진심으로 위하고 자랑스러워하신다는 것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느껴졌다.
인터뷰를 다 마치고 나면 '교정'과 '분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교정은 대면 인터뷰 답변을 실제 문답으로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제대로 완성되지 않은 문장을 다듬고 또 생성하며 교지에 실을 수 있는 문장으로 만든다. 분류는 어느 내용을 어느 위치에 놓을지 정하는 것이다. 특히 학생회장단 인터뷰를 작성하면서 더욱 두드러졌는데, 이 인터뷰를 분류하는데만 3~4시간이 걸렸다. 일단, 서면 인터뷰와 대면 인터뷰가 둘 다 있기도 하고, 인터뷰 내용도 학생회와 학생회장단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덧붙여 공통 질문도 있다 보니 크게 3 그룹으로 나뉜다.) 같이 인터뷰를 진행했던 친구와 함께 했는데도 다음날 눈이 너무 아파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교정과 분류가 끝난다면 마지막은 '검토'를 거쳐 인터뷰 기사를 완성시킨다. 녹음본을 들으면서 화자가 뒤바뀐 답변은 없었는지, 빠진 부분이 없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 이제 정말로 '교지'에 실을 수 있는 기사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