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1 괴기 산장, 3장 외부인들의 경험

3장 외부인들의 경험

by 글빛누리



이모의 경험

다른 도시에 사는 이모가 한번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당시 이모는 스물셋의 대학생이었고, 방학을 맞아 우리를 보러 왔었다.

그날은 집에 이모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엄마는 일하러 나가셨고, 누나와 나는 학교에 간 상태였다. 이모는 이층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정적 속에서 책장 넘기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그때였다. 계단을 올라오는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언니가 오나 보다."

이모는 당연히 엄마가 일찍 들어오신 줄 알았다.

삐걱삐걱, 다섯째 계단까지의 소리는 분명 올라오는 누군가를 알려주었다. 우리 집 계단은 독특했다. 1층에서 다섯 번째 계단까지는 항상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고, 그 이후로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집에 들어왔다는 신호를 주는 것 같았다.

이모는 그 확실한 발걸음 소리를 듣고 계단참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놀라게 해주려 했다. 엄마가 올라오시면 "앗!" 하고 놀라게 한 다음 같이 웃으려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다섯 번째 계단에서 소리가 멈춘 뒤,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모는 그 침묵의 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는지 모른다고 했다. 분명히 누군가 올라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모든 소리가 사라진 것이다.

이모는 그 기이한 침묵 속에서 두려움을 느꼈고, 결국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그때 내 심장이 멎을 것 같았어," 이모는 며칠 뒤 떠나면서 말했다. "그런데 더 무서운 건, 내가 소리를 지른 뒤에 누군가 낮게 웃는 소리를 들은 것 같다는 거야."

그 웃음소리는 아이의 것 같기도 하고, 어른의 것 같기도 했다고 했다. 분명한 것은 그것이 사람의 웃음소리였다는 것이다.


외할아버지의 경고

한번은 대가 세기로 유명했던 외할아버지가 산장을 방문하셨다. 할아버지는 예로부터 귀신을 보는 능력이 있다고 소문났던 분이셨다. 동네에서 이상한 일이 생기면 사람들이 할아버지를 찾아왔을 정도였다.

할아버지는 집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셨다. 담쟁이 넝쿨로 뒤덮인 집을 살피고, 주변의 꽃밭을 둘러보시고, 우물가에서 한참을 서 계셨다. 그 모습이 마치 무언가를 확인하시는 것 같았다.

집에 들어오신 할아버지는 잠시 무언가를 느끼시더니, 갑자기 안색이 창백해지셨다. 평소 당당하시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 집을 어떻게 해서든 벗어나라."

할아버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이 집은 사람 사는 곳이 아니야. 이 터는... 이 터는..."

할아버지는 말을 끝맺지 못하셨다. 무언가 말하고 싶으시지만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이후로 할아버지는 한번도 우리 집을 방문하지 않으셨다. 우리가 다른 곳으로 이사한 후에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아직도 그 집의 실체를 정확히 모른다. 단지 공동묘지가 있던 자리에 지어진 집이라는 사실 외에는...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집은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무너진 고아원 자리에 지어졌다고 한다. 전쟁 중에 많은 아이들이 그곳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어쩌면 밤마다 들려오던 그 발걸음은 집을 찾아온 영혼들의 발걸음이었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처럼 들렸던 것도, 창문이 저절로 열리던 것도, 모든 것이 설명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이 진실인지는 아무도 확실히 알 수 없다. 단지 그 집에서 겪었던 모든 경험들이 우리 가족에게는 너무나 생생한 현실이었을 뿐이다.

수, 토, 일 연재
이전 02화나의 이야기1 괴기 산장, 2화 대낮의 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