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대용량 조리법 (계란)
오늘은 메뉴에 대한 이야기 전에 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몇 번의 이직을 했던 이년 동안, 이직은 나에게 꽤 유용한 팁을 줬다.
70세가 넘은 전처리 여사님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중에도 꽤 유용한 것은 바로 계란에 관해서이다.
계란은 주요리로 한 메뉴보다 부수적으로 쓰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식재료이다.
자 그럼 계란으로 할 수 있는 요리가 무엇이 있을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계란 장조림, 계란 샐러드, 계란말이, 계란찜, 토마토 계란 볶음, 계란 오믈렛. 스크램블, 계란 국이다. 그렇지만 북엇국부터 시작해서 부침요리와 튀김요리 등에 부재료로 쓰임새가 많다 보니 어떤 날에는 계란 열판을 까기도 한다. 뭐 물론 제과제빵에서의 쓰임새가 더 많겠지만!
첫 번째, 계란 까기에 대해서다.
열판을 까야한다면 일반적으로 깔 수는 없다.
열판을 깔 때 큰 대야를 옆에 두고 앞에는 작은 볼을 두고 열개씩 까서 대야에 넣는다.
이유는 계란 껍데기가 떨어졌을 때 집어내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가끔 계란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 있을 때도 걸러내기 편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요즘 유튜브에서 보면 생마늘을 만진 손으로 꺼내면 쉽게 꺼낸다는 정보가 있는데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그리고 생마늘을 챙겨놓고 있기도 쉽지 않으니 우선 패스~
이제부터까 진짜 팁이다. 하루에 800명의 식사를 쳐내는 한식뷔페에서 그날의 메뉴가 계란말이였다.
잘 씻어 말린 양파망을 꺼내온 전처리 여사님이 그 안에다가 계란을 까는 것이다.
다 깐 계란을 쭉 밀어내면 알끈과 어쩌다 들어간 계란 껍데기들이 다 걸러지고 노른자와 흰자도 적당이 터져
거품기 사용하기가 너무 편해진다.
아~ 이래서 사람은 평생 배워야 하는 구나를 알았다.
그리고 한번 사용한 양파망은 버려야 한다. 알끈과 함께 걸러진 것들이 씻는다고 씻어지는 게 아니라는!
그냥 과감하게 버리면 된다.
두 번째, 삶기이다.
나의 경우는 식초만 넣는다. 주로 샐러드나 계란 장조림 용으로 삶기 때문에 완숙으로 삶은 다음에
소쿠리에 부어 찬물에 담그고 찬물을 틀어 놓는다. 완벽하게 식힌 계란을 한판 단위로 소쿠리에 넣어 살짝 튕겨준다. 그러면 계란끼리 부딪혀서 금이 가거나 혹은 그 과정에서 껍데기가 벗겨져 버리기도 한다.
너무 오래 흔들면 깨진 계란껍데기가 계란에 박힐 수 있으니 적당한 양을 적당히 몇 번 튕겨주고 말아야 한다.
이 과정을 하고 수작업으로 계란을 까면 쉽고 깔끔하게 깔 수 있다.
세 번째, 지단 부치기.
지단으로 부치는 계란의 경우에는 기름을 너무 많이 넣으면 갈색으로 탄다. 그러니까 꼭 휴지나 솔에 묻혀 프라이팬에 발라줘야 한다. 들이부으면 깔끔한 노란 지단이 되는 게 아니라 갈색지단이 된다. 아래의 사진을 보면 김밥용 지단과 떡국용 지단의 차이가 느껴질 것이다. 김밥용은 기름을 붓고 두껍게 지단을 만들다 보니 갈색이 되고, 떡국용이나 고명용으로 만드는 지단은 꼭 기름을 소량 발라서 해야 한다.
흰자와 노른자를 갈라 지단을 할 것이라면 꼭 노른자를 먼저 해서 프라이팬을 길들인 다음에 흰자를 하는 것이 편한다.
네 번째, 샐러드 고명용
샐러드 고명으로 계란 노른자를 쓸 때는 노른자만 꺼내어 놓고 거름망과 같은 채에 넣어 숟가락으로 눌러서 걸러주면 된다. 마지막에는 꼭 망의 아래에 붙어 있는 것도 떼주는 센스!
다섯 번째, 신선한 달걀은 삶지 않기
신선한 달걀은 삶았을 때 까기 힘들다.
그러니 삶은 달걀로 쓸 것이라면 무조건 받은 지 하루 이틀 지난 것을 이용해야 한다.
이건, 어릴 적 분식점 사장님께 들은 이야기이다.
껍데기를 까지 못하고 있는 나를 보며
"어이쿠야. 내가 급해서 오늘 온 걸 삶아서 그래~ " 첨에는 그 말이 뭔지 몰라서 물어보니
양계장에서 바로 받은 달걀을 삶으면 껍질이 까지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여섯 번째, 대용량 계란 장조림은 잘라서 내야 한다.
음식을 가져가는 사람들의 심리는 계란 한 개를 먹어야지. 두 개를 먹어야지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 개를 갈라놓으면 두쪽을 가져가고 가르지 않으면 두 개를 가져간다.
그러니까 귀찮더라도 무조건 게란 장조림을 내어놓을 때는 반 갈라서 내어 놓아야 된다.
일곱 번째, 계란의 간
나의 경우는 계란 한 판에 맛소금 1큰술이다.
그걸 기본으로 한다. 그중에서 계란이 크다라고 하면 조금 수북이. 계란이 작다라고 하면 조금 갂아서~
계란말이를 할 때는 (파만 들어갈 경우). 계란 한 판에 맛소금 1큰술
계란찜에는 맛소금 2큰술
계란 푸딩에는 맛소금 2큰술 + 1큰술 (다시다 또는 혼다시 가루, 또는 멸치액젓. 등...)
여덟 번째, 계란찜의 물 비율
나의 경우에 계란찜은 1대 1 (그래서 맛소금이 2)
계란 푸딩의 경우에는 1대 2이다. (그래서 맛소금이 3)
찜솥에 물이 끓으면 계란물을 올린다.
아홉 번째, 북엇국용 계란은
흰자와 노른자를 완벽하게 섞으면 색이 예쁘지 않다.
즉 노란색과 흰색이 다양하게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노른자를 가위로 터트려서 대충 한두 번만 휘 저어
북엇국에 넣는 걸 추천한다.
안녕하세요~ ^^
남들은 연휴가 시작인데 저는 일요일까지 근무랍니다.
다들 설 연휴 맛난 거 드시고 행복한 시간 되시길요~
앗, 참 전 작년 가을에 작업한 숏폼 드라마 '멘탈워리어'가 2월에 오픈한다고 하는데 관심 가져주시고요.
올 한 해! 혹시나 계획한 것들에 게으름이 생겼다면 음력부터 다시 시작하셔도 되니까 다시 시작해 보자고요!!!
사진은 폰사진첩에서 계란으로 만든 요리들을 다 추려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