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전어 굽는 냄새 따라 가을이 온다
왕나경
망덕포구에 벌써 전어가 나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가을 하면 떠오르는 이름, 전어.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옛말처럼
그 고소한 맛은 누구든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마법을 품고 있다.
8월이 되면
망덕포구엔 만선을 이룬 전어잡이 배들이 줄줄이 들어온다.
배에 실린 전어는 은빛 비늘을 반짝이며
가을의 첫 인사를 대신한다.
그 순간부터 해풍에 실린 구이 냄새가 골목을 맴돌고,
입맛은 자연스레 계절을 따라 흐른다.
나는 광양을 찾아오는
시인들과 지인들에게
가을이면 꼭 망덕포구 전어 한 상을 대접한다.
전라도 하면 역시 음식이지.
그 가운데서도 광양의 맛은
정성과 인정이 깃든 특별한 풍경이다.
이번 8월에도
부산에서 아름다운 몇 분이 나를 찾아
광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나는 존경하는 마음과 따뜻한 환대를 담아
진심으로 준비한 식탁을 차릴 것이다.
망덕포구의 고소한 전어 맛이
그분들의 마음에 오래 남는
깊은 인연의 향기로 스며들기를 바란다.
맛으로 전하는 마음,
그 또한 시가 되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