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소복히 쌓여 있는 넓은 광장이 있다. 아무도 그곳을 지나가지 않았다.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았고 남겨지지 않았다. 그 앞에 다람쥐 2마리가 광장 가운데 커다란 나무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람쥐 2마리는 연인처럼 보이기도 했고, 친구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엄마와 딸처럼 보이기도 했다. 작은 앞니로 둘은 이야기했다. “소근 소근” 또 한번 더 이야기 했다. “소근 소근”
“눈을 밟아도 되는 걸까.” “흔적이 남겨지잖아.”
“사랑해.” “나도 사랑해.”
“딸아 엄마 뒤만 따라와.” “네.”
다람쥐 둘이 소근거림을 끝내고 이내 하나의 다람쥐가 앞서 나갔다. 다람쥐는 꼬리를 세차게 하늘로 들고는 눈 위를 거닐었다. 뒤이어 또 다른 다람쥐가 그 뒤를 이어 갔는데 그 둘의 발자국은 겹치기도 했고 빗겨 나가기도 했다.
다람쥐의 발자국이 넓은 광장을 메운 눈위로 하나 둘씩 찍혔다. 자잘자잘하게 찍힌 발자국이 광장을 메우기 시작했고, 그 위로는 새하얀 눈이 쌓이고 있었다.
먼저 앞서간 다람쥐가 광장 가운데에 있는 나무에 도착했고, 뒤이어 다른 다람쥐 한 마리가 나무에 도착했다.
두 다람쥐는 나무의 큰 기둥에 새하얀 발자국을 남겨 놓으며 위로 올라갔다.
새하얀 눈자국이 선명한 나무 기둥위에 다람쥐 두 마리가 이야기 했다.
“소근 소근” “소근 소근”
둘은 연인이었고, 엄마와 딸이었고, 친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