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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 아이유콘 후기

2024 IU HEREH WORLD TOUR CONCERT ENCORE

by June H


I stan U (관객이 될게 (I stan U))



#1


인간 이지은은 모르겠고, 콘서트에서 내가 본 가수 아이유에 대해서


- 사랑스러운 사람

- 음악의 가치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람

- 음악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사람

-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하여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

- 겸손하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

- 솔직함과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람





#2


콘서트가 갖는 의미


콘서트란 아티스트와 그의 팬들이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는 자리라는 생각이 든다.

음악이라는 효과적인 방법을 통해서



'나는 요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지내고 있어.'

'난 너에 대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난 네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

'네가 날 응원하듯 나도 너를 응원할게.'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에 불과할 수 있겠지만, 큰 틀에서 이러한 흐름으로 진행되고, 그 주제에 관련된 곡들을 배치해서 부름으로써 짜임새 있게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전달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각각의 주제들을 놓고 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 혹은 곡들은 이러하다.



'나는 요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지내고 있어.' 홀씨, Shopper, strawberry moon, Love wins all

'난 너에 대해서 이런 생각을 했다?' ⇒ 관객이 될게 (I stan U)

'난 네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 네가 날 응원하듯 나도 너를 응원할게.' ⇒ 관객이 될게 (I stan U), Unlucky



콘서트 내내 그녀가 건네는 위로와 응원, 그리고 그녀의 진심 어린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얼떨결에 오랫동안 기억될 좋은 날을 선물 받은 것 같아,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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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IU HEREH WORLD TOUR CONCERT ENCORE (09.22 SUN), @상암월드컵경기장




#3


후유증에 대해


콘서트를 다녀오고 느낀 또 다른 부분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부분인데 후유증이 크다는 것이었다. 힘들지만 내색하지 않고 속으로 끙끙 앓는, 또는 아무렇지 않은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슬퍼지는 그러한 이별 후유증이 아닌, 말 그대로 전혀 슬프지 않은, 담담한 이별을 겪고 난 후의 느낌이라고 하면 와닿을지 모르겠다.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다. 내가 공연을 직접 뛴 것도 아닌데도 이 정도인 것을 감안한다면, 아이유와 밴드팀을 포함해서 모든 콘서트 관계자들이 느끼는 후유증은 어마어마하게 클 것 같다. 그런데 그건 또 모르는 일이다. 나의 편협한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경험상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대한 것이었는지와는 무관하게 애정, 즉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후유증 따위는 없고 홀가분함만 있을 것이다.


취미로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나름 여러 번의 공연을 뛰었다고 말할 수 있는데, 그때마다 매번 후유증이 오지는 않았다. 안타깝게도 오히려 홀가분함만을 느낀 적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물에 콩 나듯이 느꼈던 공연 후의 후유증은 크게 세 가지의 이유 때문이었다.



1. 그 곡에 대한 애정

2. 그 팀에 대한 애정

3. 그 공연 그 자체에 대한 애정



이 중에서도 나는 그 공연 그 자체에 대한 애정을 느낄 때 후유증이 가장 컸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 공연 그 자체에 대한 애정은 그 곡과 그 팀에 대한 애정도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는 복합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그 외에도 그날의 날씨, 분위기, 음향, 컨디션 등에 의해 떠오른 무엇이라고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어떠한 애정도 포함된다.


결국 후유증의 정체 혹은 근원은 사랑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초에 갔던 여행에 대한 후유증은 폴란드, 영국 그리고 싱가포르의 인상 깊은 장소들, 여행지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으며, 친구들과의 짤막한 여행 끝에 남은 후유증은 그들을 향한 애정 때문이었다. 2년 넘게 살았던 첫 자취방에서의 마지막 날 땅거미가 진 하늘 아래서 느낀 후유증은 그곳에서의 지난날들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으리라.


그동안 나는 사랑이라는 감정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아니었다. 나는 나의 친구들과 지난 여행을 사랑했고, 자취방 살면서 지낸 시간들을 사랑했으며, 때때로 있었던 공연을 사랑했다. 물론 아이유가 만들어준 동화 같고 행복했던 시간도





unlucky (unlucky)


기를 쓰고 사랑해야 하는 건 아냐

하루 정도는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럼에도 역시 완벽하군 나의 여인 hmm
여전히 무수한 빈칸들이 있지
끝없이 헤맬 듯해
풀리지 않는 얄미운 숙제들 사이로 oh

마치 하루하루가
잘 짜여진 장난 같아
달릴수록 내게서 달아나

Just life, we're still good without luck
길을 잃어도 계속 또각또각 또 가볍게 걸어 (Take your time)
There's no right 실은 모두가 울고 싶을지 몰라
슬퍼지고 싶지 않아서 화내는지도 몰라

여전히 무수한 질문들이 있지
이번에도 틀린 듯해
아주 사소한 토씨 하나의 차이로
No- wo- ah

마치 하루하루가
삐뚤은 동그라미 같아
도망쳐도 여기로 돌아와

Just life, we're still good without luck
비틀거려도 계속 또박또박 똑바르게 걸어 (Take your time)
There's no right 때론 모두가 외로운지도 몰라
지워지고 싶지 않아서 악쓰는지도 몰라

I know that life is sometimes so mean
(La-la-la-la la-la, I love my days)
It is true, so I'm trying

난 나의 보폭으로 갈게 hmm
불안해 돌아보면서도
별 큰일 없이 지나온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그래 볼게 음

Just life, we're still cool without luck
길을 잃어도 계속 또각또각 또 가볍게 걸어
There's no right 실은 모두가 모르는지도 몰라
어쩌면 나름대로 더디게 느림보 같은
지금 이대로 괜찮은지도 몰라




지금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시는 분이 혹시라도 계신다면,
진짜 괜찮을지도 몰라요
좋은 날은 갑자기 와요
행운 없이도 우리는 잘 살 수 있어요
그렇지만 여러분께 조금 더 행운이 가길 나는 언제나 바랄게요
행복하고 행운 가득하게 사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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