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마주한
미소를 품은 환한 얼굴
그 얼굴은
이 세상의 전부이자
가장 순수하고도 절대적인 행복이었다
그러나
너무나 이른 시기에
너무 큰 행복을 알아버린 탓이었을까
적어도 행복에 관해서만큼은
태어남 이후의 모든 시간은
내리막의 연속이 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원초적이고도 강렬했던 기억은
점점 희미해지고
붙잡으려 할수록
멀어져 간다
그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다시금 내가 되어달라고
대뜸 떼를 써보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이미 갈라선 존재 사이의
불협화음뿐
이제
홀로 선 존재 앞에
두 갈래의 길이 놓인다
오래전 받았던
빛바랜 사랑에
언제까지나 머무는 길
혹은
모든 부모가 그러했듯
받은 사랑을 기억하며
다시 한번
세상의 전부가 되는 길
진정으로
나를 건네주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