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간에 우애
지난주 금요일 땡땡이를 택했다.
소파를 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선택한 휴가였지만, 사실 괜찮지 않은 기분을 애써 감추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엄마의 첫 번째 기일이 다가오면서 더욱더 생각나는 엄마의 사진과 동영상들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회사에서 틈틈이 들여다보며 괜스레 눈치를 보는 것도 귀찮고,
오로시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월요일 눈물 한 스푼
화요일 그리움 한 컵
수요일 안타까움 한 그릇
목요일 간절함 한상
그리고 금요일 휴식과 함께 엄마의 흔적을 찾아본 하루였다.
토요일 아침 서둘러 엄마의 첫 기일을 챙기러 약속된 시간에 맞춰 산소로 향했다.
몰아치던 비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진정세를 보였고,
간간히 먹구름들이 비를 잔뜩 머금고 지나는 길에 빗방울 한두 방울을 떨구기도 했다.
그 덕에 뜨거운 더위를 피해 제법 선선한 날씨에 엄마의 산소에 형제들이 모였다.
그저 살아있는 자들의 위안을 위해 모인 것이었다.
갑작스러웠던 엄마의 죽음에 미치도록 슬펐던 감정들을 억누르며 일상을 찾아가는 동안
우린 그 어느 때 보다도 많이 만났고, 그 어느 때 보다도 두터운 우애를 보였다.
늘 버릇처럼 말씀하셨던 엄마의 말씀!
"형제간에 우애 있게 지내야 해"
그래서였을까
남편이 지금까지 가장 부러웠던 시기였다고 할 만큼 우리는 서로에게 의지하고 서로를 위로하며 그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제법 괜찮은 일상들을 보내며 자신의 삶에 충실하는 중이다.
엄마가 잠들어계신 곳을 바라보며 나는 오늘도 말했다.
"엄마 그곳에 계시면 안 돼요! 좋은 곳으로 가야 해!"
나의 바람이다.
폭삭 속았수다의 최종 편에서 광례가 편집장 글로이로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간절히 믿고 싶었다.
꼭 다음 생이 있다고.
그래서 엄마의 힘들었던 삶의 치유와 간절했던 배움에 대한 바람들이 꼭 이루어질 수 있는 새로운 생을 맞이하실 수 있어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