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모든 것을 녹여 버릴 것만 같았던 뜨거운 계절이 등을 보이고
세상을 움츠리게 할 동장군이 얼굴을 내밀기 전에
한숨 쉬어가기라도 하라는 듯 봄과 닮은 가을이 왔다.
숲은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잎을 떨굴 준비를 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 버려야 하는 몸부림이 필요한 계절
그래서 더 스산하게 느껴지는 계절인가 보다
여름식물들처럼 굵고 크지 않지만
가는 잎과 줄기를 가지고 있어 바람에 스치기만 해도 요동을 치는
코스모스의 계절
적절히 불어오는 바람에 답답함을 날려 버리기도 하고
이 가을이 그저 스산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맑고 드높은 하늘과
하늘 거리는 코스모스가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