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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Feb 03. 2022

잔소리, 쓴소리, 바른 소리

2022년 구정 선물

여전히 코로나 19가 기승을 부리고
변형된 바이러스로 진자가 늘어 나는 상황이라

이번 구정에도 친척들을 제외한 아들과 딸만 참석한 명절을 보냈다.


구정 당일 차례를 모신 후

미루어 두었던 아내의 생일 선물을 사고

좋아하는 피자를 구입하기 위해 차를 몰고 남포동으로 향했다.


정지 신호가 바뀌면서 출발하는 데,

뒤를 따르던 차에서 급하게 클랙슨을 울렸다.

조수석에 앉은 아들이 비상 깜빡이로 양해를 표시한 뒤

출발하면서 차선을 바꾸는 것은 위험하다며 잔소리를 했다.


정지선에서 차선이 그어져 있지 않아 나의 차선이 분명치 않았고

나에게는 잘못이 없다는 생각에 아들이 하는 말이 잔소리로 들렸다.


돌아오는 길에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다 다시 차선을 지키지 않고 좌회전하는 것을 본 아들은

위험하다며 차선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


 무심결에 한 행동이라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깨닫지 못한 나는

아들의 설명이 사소한 일로 간섭하는 것 같아 불쾌감마저 들었다.



다음날 오후 아들과 딸을 공항으로 태워 주기 위해

나는 운전석에 아들은 조수석에 다시 앉았다.


신호가 바뀌고 출발하는 순간 급하게 클랙슨을 울리는 소리에 놀라 정신을 차렸다.

습관적으로 차선을 침범하는 나에게 아들은

다시 한번 위험함과 뒤 차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제 아들의 설명은 잔소리로 들리지 않았고

내가 뭔가 잘못된 습관으로 운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들의 설명은 쓸모없는 잔소리가 아닌 잘못된 습관을 지적한 쓴소리였다.


공항에서 돌아오는 길에 아들은 나에게 잔소리도 쓴소리도 아닌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른 소리를 했음을 깨달았다.  


2022년 구정 연휴는 나에게
 잘못된 아집과 습관은 고치라는

 삶의 지혜를 선물로 남기고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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