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리도 흔한 사이였을까.
잠시 쉬어가는 에피소드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이 사라져 가기에, 마음속으로 재회를 바라는 이 마음에서는 그녀와의 추억을 되살리며 글을 쓰기가 힘들어졌다.
전역 후 매년 이맘때쯤에는 제주도에 내려와서 잠시 쉬었다. 지금도 제주도의 한 카페에서 쓰고 있는 중이다.
시간이 점점 더 지날수록 조급해지는 마음을 제주도에 내려와서는 조금 달랠 수 있었다.
택시를 타고 돌아다니는데, 이별노래가 내 에어팟에서 흘러나왔다.
"우리도 결국 흔한 이별이었을까"
가사를 듣고 있자니, 화가 났다.
물론, 나 말고 그녀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헤어짐을 다들 겪는 것이라며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순간 내가 이 이별도 결국 흔하구나, 라며 생각을 하려고 했다는 사실 자체가 화가 났다.
흔한 이별이라고 생각하면 확실한 장점이 있다. 희소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상처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는 거.
마치 모르핀과 같다고 할까(모르핀: 고통을 줄여주는 진통제)
하지만 모르핀을 수천 번 투여한다고 해서 상처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글을 쓰는 와중에 카페에서 캐럴 노래가 울려 퍼진다.
가슴이 아프다. 예전에 어떤 글에서 한 남자가 이별 후에 전 연인의 결혼식 소식을 듣고 술집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두렵다, 나 또한 그렇게 될 까봐.
술집에서 울지는 않더라도, 전 연인의 결혼식 소식을 들을 확률은 분명 올라갔으니 어쩌면 불안한 것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지금 나는
대학원 인턴 발표를 기다리고,
울며 겨자 먹기로 개발공부를 하고,
이별에 하루하루 아파하고,
후회와 반성 사이에서 방황한다.
그래도, 오늘도 멈추지 않고, 조금이라도 개발공부를 했고, 쉬어가는 에피소드이지만 브런치에 글을 쓴 나 자신을 조금 위로해 주며 하루를 마무리해야 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