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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가 다 망했다

내 일상 돌려놔

by 피넛






















비상계엄 사태에도 우리네 삶은 돌아간다.

그런데 사무실에 앉아있어도 앉아있는 것 같지가 않은 요즘.


정상 영업이긴 한데,

이게 정상이 맞는 건지…


한참 일하다가,

뉴스 속보가 뜨면 또 웅성웅성

옆자리 동료분과 속보에 대해 얘기하고

한숨 쉬고 멍- 하니 정신이 혼미하다.


12월 3일 퇴근길에 비상계엄 속보를 보고 ‘설마? 가짜뉴스지 이거?’ 싶었는데

갑자기 카톡 알림이 와서 이게 현실이구나 싶었다.

실시간 속보와 트위터를 보며 불안에 떨었는데, 다행히 계엄 해제.

평일이라 여차저차 출근을 했는데 왜 이리도 사무실은 조용한지.


12월 7일 토요일, 아무리 정치에 관심이 없는 나라지만, 참지 못하고 여의도로 출근(?)을 해버렸다.

국회 근처를 서성이며 “탄핵해!”를 외쳤지만,

고함이 무색하게도 탄핵소추안은 여당 의원들의 불출석으로 정족수 미달로 탄핵이 무산되었다.


한 2주 정도 그렇게 지내다 보니 그림이며 글이며 놓아버리고 말았다.

브런치에서 “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는 근육을 기르는 게 중요하답니다.”라는 알림을 받고 나서야 2주가 지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카페에 앉아 그림과 글을 끄적여본다.


난 그냥 회사 얘기하고, 일 얘기하고,

연말에는 회고하고, 새해 계획을 세우고 싶었을 뿐인데.

세상이 방해를 해버리네.


평화는 투쟁이 아니고서는 얻어낼 수 없는 것이었다는 것을 겪어보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 같다.

다 망하기 전에,

다망하게 움직여야지.


잠시 뒤 따뜻하게 챙겨서

또다시 여의도로 출근을 해야 한다.


내 평화를, 일상을 되찾기 위해서,

여의도 직장인도 아닌데,

토요일인데,

나는 자발적 출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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