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결정법
함께 협업하는 동료들로부터 “어떻게 할까요? 피넛님이 결정해 주세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정말 짠 것처럼 함께 일하는 개발자분들은 이 말을 자주 하시곤 한다. 개발자 교육과정에 있는 것일까?)
물론 정책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기술적인 설계나 방식에 대한 의사결정을 요청받는 경우도 많아 곤란한 경우도 많다.
그런데 몇 번 이런 상황을 겪고 깨닫게 된 것이 하나 있는데,
정말로 내가 정해야 하는 문제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사실 답은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답정너…)
이러한 진리를 깨닫고 난 이후부터
“정해주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나는 관련자들을 모아놓고 되묻는다.
“어떻게 정하는 게 좋을까요?”
소크라테스식 화법.
질문에는 질문으로 답한다.
어떤 해결방법이 가장 최선일지 되물으면, 동료들이 최선의 방법을 알려주고 나는 그들이 하는 말을 잘 듣고, 메모하고 고개를 끄떡인 후,
“그럼, 그렇게 하시죠!”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리로 돌아가 회의록을 작성한다.
그게 끝이다.
사실 최고의 솔루션은 이미 정해져 있다.
그들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을 뿐….
내 역할은 그저 잘 들어주고 아직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내면에 이미 존재하는 답을 이끌어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경청하고, 받아 적고, 끄덕인 후에 회의록을 남겨주기만 하면 끝.
정말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기획자의 역할은 결국 ‘질문하는 자’ 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