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자격없는 선생님
나는 한때 국어 선생님이었습니다.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지지만,
맞습니다.
저는 국어 선생님이었습니다.
대학교 때, 1학년을 제외하고는 도서관에 지박령이 내린 듯 즐겨야 할 낭만의 대학 시절을 보내지 못 한 채 그냥 그렇게 별 추억도 없이 2년 반이란 시간을 보냈습니다. 보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뭔지도 잘 모르는 성적표를 들고 주변에서 좀 배웠다 하는 이웃들에게 보여주며 우리 막내딸이라고 자랑하고 다니신 아빠, 당시에는 그게 우리 부모님의 자랑이기도 하셨을 겁니다. 나의 빛나는 청춘과 맞바꾼 훈장과 같은 성적표와 부상으로 받은 장학금, 거기에 중등 국어 정교사자격증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 바보 같은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에 홀린 듯 어리석게 공부에만 목을 매었는지 한심하기까지 합니다. 뭐든 그 시기에 누리고, 경험해야 할 많은 일들이 있는데, 뒤돌아보면 나에게는 그런 추억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우스갯소리로 내가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나는 미팅이며 소개팅이며 실컷 하고 여행도 다니며 공부는 절대 하지 않겠노라고 이야기하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알고 있습니다. 한번 흘러간 시간은 돌이킬 수 없고, 그렇기에 그 시간들이 더더욱 아쉽다는 것을. 이런 소릴 할 때마다 주변 지인들은 내가 어떤 맘으로 대학 시절을 보냈는지 알지 못한 채 신기하다는 눈으로 바라보곤 했습니다.
요즘 생각이 참 많아졌습니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새벽에 갑자기 눈을 뜨자마자 엄마 생각이 났고, 너무도 뜬금없이 눈물이 흘러 멈추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순간에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입술을 깨물며 가까스로 참고 있으나 흐르는 눈물이 옷깃을 적시고 있습니다.
나는 참 못된 딸이구나 하는 생각에 그렇게 한참을 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