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보낸 여름 (8)

밀려오는, 밀려 나가는

by 현현

밤바다가 시원하게 발목을 휘감는다.

쉼 없이 파도가 밀려오고

다시 밀려 나간다.

덩달아 내 시간, 내 기억도 내 몸에 닿아 밀려오고

다시 밀려 나간다.


모든 건 밀려오다 다시 밀려 나간다.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붙잡을 수 없기에 가만히 서서 차가움을 기다린다.

발목을 휘감아 다시 밀려오기까지.

밀려오는 걸 다시 밀려 나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차가움을 있는 그대로 맞는 것뿐이다.

철썩철썩

밤바다가 시원하게 발목을 휘감는다.

파도에 흘러 들어온 모래가 신발에 밀려오고

다시 밀려 나간다.

묵직했다가, 가벼웠다가 모래가 밀려오고

다시 밀려 나간다.

밀려오는 것에서

밀려 나가는 것에서

발을 뗐다.

더 이상 밀려오는 것에서

밀려 나가기 싫어졌다.

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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