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 G. Segal의 'Depression Bread Line'에 부쳐
조용한 기다림이다
하루하루
중첩되는 시간들,
나날이 더하는
눈물겨운 순간들,
그 사이에
한숨처럼 긴
적막이 있다
시간과 시간 사이에
쉬어가는 침묵,
조용한 기다림이 있다
때로는 기쁨이었던,
때로는 슬픔이었던
생활이 켜켜이
시간 위에 쌓여
딱딱한 더께가 될 때,
삶은 이토록
무겁고 고달픈 것인지
축 처진 어깨와
휘청일 듯 힘겨운 다리로
하루하루를
위태롭게 버티면서
묵묵히 기다림을 배운다
이처럼 산다는 일이
사실은
침묵보다 무거운
기다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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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미국의 조각가 조지 시걸(George Segal)의 대표작 중 하나인 'Depression Bread Line'은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 시기에 빵 배급을 받기 위해 줄지어 선 빈곤층 사람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결코 낯선 모습은 아닌 것이 21세기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도 곳곳에서 한 끼 식사를 먹기 위한 사람들이 줄지어 선 빈민 구제기관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백 년 가까이 지난 미국의 실상이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인 현실로서 현재적 의미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