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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과 꿈 May 20. 2022

갑자기, 소나기는 내리고


먹장구름이 소나기를 불러올 때

듣는 빗소리에 마음이 심란해

FM의 볼륨을 한껏 키운다

들리는 음악과 와이퍼가 작동하는 소리가 

함께 하는 어긋남, 불협화(不協和)가

묘하게 편안한 좁은 공간에서

빗줄기에 번지바라본다

우산을 든 채  길을 재촉하는 사람들

비를 피하며 무심한 얼굴을 한 사람들

비에 젖은 채 온몸을 떨고 있는 나무들 

개성 없이 무료하게 서 있는 건물들

을 타고 흘러 끝내 범람하는 

거대한 우울에 젖어드는 내 마음이


혼잡한 아침부터 소나기가 내리고

FM에서 Carpenters가 부르는

Rainy Days And Mondays가 흐르고

속절없이 우울하게 가라앉는 내 마음이


비에 흠씬 젖어 번지는 하나의 풍경이 된다

갑자기, 소나기는 내리고

비를 머금고 눅눅하게 무너져내리는 

풍경이 된다







https://youtu.be/H54N9eaon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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