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장구름이 소나기를 불러올 때
듣는 빗소리에 마음이 심란해
FM의 볼륨을 한껏 키운다
들리는 음악과 와이퍼가 작동하는 소리가
함께 하는 어긋남이, 그 불협화(不協和)가
묘하게 편안한 좁은 공간에서
빗줄기에 번지는 풍경을 바라본다
우산을 든 채 길을 재촉하는 사람들
비를 피하며 무심한 얼굴을 한 사람들
비에 젖은 채 온몸을 떨고 있는 나무들
개성 없이 무료하게 서 있는 건물들
을 타고 흘러 끝내 범람하는
거대한 우울에 젖어드는 내 마음이
혼잡한 아침부터 소나기가 내리고
FM에서 Carpenters가 부르는
Rainy Days And Mondays가 흐르고
속절없이 우울하게 가라앉는 내 마음이
비에 흠씬 젖어 번지는 하나의 풍경이 된다
갑자기, 소나기는 내리고
비를 머금고 눅눅하게 무너져내리는
풍경이 된다